어느 조용한 시골마을에 돌을 캐는 채석장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돌을 캐는 소음만이 문제가 아니라 먼지로 인하여 깻잎이나 고추 등

농작물은 먹을 수가 없고, 새끼를 배던 염소는 사산을 하고 만다.

 

마을의 대부분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채석장을 상대로 시위를 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그러던 중, 도시에서 운영하던 횟집이 강제철거가 되어 살곳이 없어 집을 구하던 중

예쁜 꽃이 핀 집을 보고 마음이 들어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영희네 가족.

우연한 기회에 동네 사람들과의 시위 현장에 함께 휩쓸려 간 영희는..

거기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무시하는 현장을 보고 울컥하게 된다.

 

영희는 할머니들이 눈에 밟혀 계속 시위 현장에 나가게 되고, 결국은 위원장으로 추대가 된다.

어린 아들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시간이 날때마다 할머니들과 함께 시위현장에 나간다.

1인 시위도 하고, 할머니들과 밥도 해 먹고, 할머니들에게 한글도 가르쳐주면서..

 

그런 영희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채석공장은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마을 주민들을 경찰서로 불러 고초를 당한다.

 

예전에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조용히 살고 싶다는 마을 주민의 목소리는

채석공장을 둘러싼 이권들과 군청과 법원과, 힘있는 자들의 논리인 "공익"에 밀려

그들은 힘없이 당하고만 있다.

 

늘 법원에게 오는 통지서를 받고, 남편인 철수와의 의견대립에도 불구하고 영희는 끝까지 할머니들과

함께 그들의 편이 되어 준다.

 

 

할머니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 할머니 곁을 떠나지 못했던 영희는 사경을 헤매게 되고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실제로 주민들이 군청을 상대로 법원에 낸 소송은 주민들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긴 싸움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달걀로 바윗돌을 깨는 행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동들은 그들이 살아 있다는 의미이며, 함께 화전을 부쳐먹고 놀던 꽃놀이였다.

 

아직도 우리는 공익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요구당하고 있다.

그들이 요구하는 건.. 기본적인 생존권인데..

그런 생존권은 더 이상 생존권이 아니다.

생존권은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우리는 생존권마저 위협당하고 있다.

 

소설 표지에 그려져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림.

살면서 남들에게 싫은 소리하지 못하고 살아가던 순박한 사람들을 누가 그렇게 괴롭히는가..

그들을 왜 그렇게 살던대로 살고 싶다는데.. 왜 그걸 막는 것인가?

내가 괜스리 마음이 속상했다.

영희가 얼른 깨어서 다시금 할머니들의 그늘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꽃같은시절, 공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