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가 어디지?

사실 산티아고라는 지명은 여행서적을 통해서 많이 들어는 봤지만..

어디에 위치한 곳이며, 왜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가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다.

 

"길 위에 내가 있었다"는 산티아고를 다녀온 방송작가 이기원씨의 이야기이다.

산티아고는 흔히 순례길이라고 불리우며, 스페인에 있는 곳으로 무려 8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다.

성지 순례의 의미로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얀거탑으로 성공으로 이룬 작가는 스포트라이트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하여

열심히 집필한 제중원이 끝난 이후 친구와 함께 산티아고로 출발한다.

 

집필로 인하여 1년 넘게 급격하게 불어난 체중과 바닥난 체력..

그는 도대체 800킬로미터가 넘는 그 길을 무슨 자신감을 가지고 떠났던 걸까?

 

말 그대로 그는 산티아고에서 정말 죽을 고생을 한다.

하루에 몇십킬로미터를 무거운 배낭을 배고 걸어가야 하는 고생의 길..

발에 물집은 기본이고, 정말 쓰러질 거 같은 그 길을 걸으면서 만난 귀한 인연들..

한국사람들만 봐도 즐거운 그 곳에서 인복이 많았던 작가는 귀한 인연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부족한 음식재료로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던 마음씨 좋은 속초 형님과 음대 교수님,

소아과 유선생님, 막둥이, 다대포 소녀, 스페인 유학생..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그들은 함께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다.

 

너무 힘들어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어떤 구간을 패스하기도 하고,

짐을 택배로 부치고 홀가분히 걷기도 하면서 그 긴 여정을 묵묵히 소화한다.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대신 그 길 안에서 만난 가슴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와

정말 여행에서 솔직하게 느낀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여행기이다.

 

버릴 수 없어 꾸역꾸역 싸 왔던 짐도 그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버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또다른 삶의 모습이였다.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난 뒤, 나도 무작정 "산티아고"에 가고 싶어졌다.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그 800킬로미터라는 길을 꼬박 걸어갈 자신은 없지만..

왠지 그 안에서 귀한 인연들을 만난다면 작가처럼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과감한 용기도 생긴다.

 

참.. 작가님은 모두들 괜찮다고 잘해보라는 소아고 유선생님과 어떻게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