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작가님의 또다른 책 “지금 행복해”

성석제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느낌은 이런 평범한 소재,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어쩜 이렇게 맛깔스럽게 표현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정말 성석제 스타일의 맛깔스러움이 매력입니다.

이번 소설 역시 여러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무전여행을 떠난 이야기인 “여행”

친구와 함께 설악산에 올라가는 길에서 선녀를 만나서 그녀 뒤를 쫓아가는 “설악풍경”

친구 세명이 중학교 여자 동창 세명을 꼬셔서 함께 피서를 가서 겪게 되는 해프닝을 그린 “피서지에서 생긴 일”

누구나 한번씩 겪었던 이야기..

저는 고등학교때 친한 친구 4명과 함께 봉화에 있는 청량산을 다녀온 기억이 아주 많이 남아 있어요. 

고등학교 2학년때였던지라 우리는 학업에 눌린 마음을 맘껏 풀자며 햄버거를 사서 버스를 타고 갔던 그 여행길..

우리는 호호 하하 하면서 즐겁게 그 길을 올라갔었고, 계곡에서 쉬었던 그 기억..

아마 이 이야기를 성석제 작가님이 풀었다면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는 많은 단편 중에서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였어요.

그림에 재주가 많았던 아버지, 하지만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아버지는 그림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 받아 그림에 두드러진 소질을 보입니다.

내가 그린 그림이 장원을 받아 그 그림을 보러 가서 깜짝 놀랍니다.

나와 같은 번호가 적혀 있지만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였습니다.

나보다 훨씬 더 잘 그리고 세밀하게 표현된 나를 뛰어넘는 그런 그림이였습니다.

하지만 난 그 그림이 내 그림이 아니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고 나는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 일로 인하여 나는 나보다 더 뛰어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긴장을 하고 

내가 가진 능력 전부를 그 이상을 쏟아붓게 되고 노력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때 장원받았던 그 그림을 그렸던 여자아이가 자기 그림이라고 했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왜 그 여자아이는 그 그림에 자기 번호를 적지 않고 내 번호를 적어놨던 것일까요?

“ 언제나, 어디서나, 그 결과가 오늘이 나일까, 의심의 결과. 좌절의 결과, 누군가 내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