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라는 것을 써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결혼하기 전만 하더라도 남편과 틈틈히 연애편지를 주고 받았고,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발달하기 전이고, 핸드폰이라는 것도 널리 퍼지기 전이라

늘 편지를 많이 썼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인터넷과 핸드폰이 보급되면서는 편지가 참 귀한 게 되었죠.

주인공인 이치로는 교토에서 살다가 해파리 연구를 위하여 인적이 드문 노토 반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이치로는 심심함을 달래 겸 주변의 인물들에게 서신을 교환하게 됩니다.

짝사랑하는 여자를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친구 고마쓰자키에게

실험실에서 늘 군기반장을 도맡았던 오쓰카 누님에게

과외를 가르쳤던 호기심 많았던 마마야군에게

작가의 길을 걷고 있어 연애편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하여 모리미 도미히코 선생님에게

입시시험을 앞에 두고 있는 동생 가오루에게

그리고 짝사랑하던 이부키에게 썼던 부치지 못한 연애편지들까지..

이치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서신을 교환하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치로를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다니구치씨와 오쓰카 누님이 연인사이였고,

고마쓰자키가 짝사랑하던 여자가 마마야군의 과외 선생님이였고,

오쓰카 누님, 가오루, 이부키가 모두 이치로가 경멸하던 모리미 도미히코의 팬이였던 거죠.

사소한 이야기들, 스쳐지가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런 편지를 통하여 세세하게 볼 수 있는 이 책의 내용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수 많은 매체들을 통하여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지만..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편지를 한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목이 말하는 것 같은 연애편지의 기술은 소개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바로 연애편지의 기술이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