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성석제 작가님의 에세이집입니다.

카메라를 가지면서 그가 느끼고 찍었던 사진들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

혹은 주변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성석제식으로 표현한 책입니다.

카메라는 우리가 보는 사실 그대로의 풍경이나 인물 등을 그림처럼 표현하는 것인데..

그런 카메라가 농담을 하다니..

역시 성석제 작가님의 책답다는 생각을 하며 슬며시 웃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책 표지에 보니 사백통이 넘는 필름을 깔아끼우고 사진을 찍었다고 하시니..

정말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백통이 넘는 필름이라면 그 사진의 양도 정말 어마어마할텐데..

성석제 작가님은 어떤 사진들을 찍으셨을지...

이야기 중간 중간에 삽입된 사진들을 보면서 작가님만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책이였습니다.

특히 음식 사진을 보면 군침이 팍팍 돌더라구요.

은근 성석제 작가님도 미식가가 아닌가 싶어요.^^

많은 짧은 글들 중에서 공감이 되는 글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성석제 작가님의 마을에 전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해서 마을길이며 학교며..

정말 온동네가 윤이 나도록 반짝반짝 닦았으나..

결국 박정희 대통령은 마을 근처에 있는 군부대만 방문하고 그냥 가셨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어릴 적 학교에 장학사가 방문한다고 하여 엄청 열심히 청소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교생이 고작 36명이였던 작은 시골초등학교..

선생님의 지시에 나를 포함한 학생들은 정말 하루종일 쓸고 닦고..

마루바닥은 초칠을 하면서 마른 걸레로 윤이 반짝반짝 나도록 자신이 맡은 구역이 제일 깨끗해 보이도록

정말 넘어질만큼 윤이 반짝반짝 나게 닦았고..

유리창은 신문지로 입김을 호호 불면서 흔적없이 닦고 또 닦고..

그렇게 열심히 반나절을 청소한 기억은 강하게 남아 있는데..

그 뒤 장학사분이 다녀가셨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마 내가 느꼈던 약간의 묘한 분함과 억울함의 감정을 작가님도 함께 느끼신 건 아닌지..

방문대상은 전혀 달랐지만 그래도 함께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는 건 

책이 주는 또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사진과 함께 어울려진 작가님의 짧은 에세이집...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