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남자들의 삶을 그린 곤도 후미에의 소설『새크리파이스』. 자전거 로드레이스를 배경으로 한 청년이 진정한 승리와 희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스포츠 소설의 감동과 미스터리 소설의 카타르시스가 결합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8년 제5회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제1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하였다.

2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코스를 참가자 전원이 동시에 출발하여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위로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 로드레이스. 선수들은 다른 팀의 에이스에게 따라붙어 독주를 막거나, 공기 저항을 막기 위해 앞서 달리기도 하고, 에이스의 자전거에 이상이 생기면 자신의 자전거를 내어주는 등 팀의 에이스를 우승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주인공 시라이시는 고등학교 시절 올림픽 출전이 이야기될 정도로 촉망받는 육상선수였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승리를 추구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로드레이스로 전향한다. 작가는 철저하게 에이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기를 통해 '희생'에 무게를 더한다. 특히 마지막의 반전을 통해 제목 '새크리파이스'가 지닌 진정한 의미를 보여준다.

 

1969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곤도 후미에는 1993년 '얼어붙은 섬'으로 제4회 아유카와 데쓰야鮎川哲也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에 탐닉했던 그녀는 오사카예술대학 문예학부에 입학한 뒤에는 말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에 끌려 가부키에 심취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잠자는 쥐', '사쿠라 아가씨櫻姬', '도조지 이인무二人道成寺' 등 가부키를 소재로 한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 되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맛있는 음식으로 독자를 유혹하는 미스터리 시리즈 '타르트 타탱의 꿈'과 그 두 번째 작품 '뱅 쇼를 당신에게'가 있으며, 에도시대의 정취와 인간의 슬픔을 그린 시대 미스터리 '사루와카초 사건수첩猿若町捕物帖' 시리즈가 있다. 곤도 후미에는 가부키 미스터리부터 경찰소설까지 다양하고 거침없는 소재를 도입해서 현대인이 안고 있는 사회병리나 마음의 병,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섬세하고도 미묘한 심리를 묘사하는 데 탁월한 작가로 알려졌다. 자전거 로드레이스의 가혹한 세계를 그린 청춘 미스터리 '새크리파이스Sacrifice'로 제10회 오야부 하루히코大藪春彦 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제5회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며 현재 일본 문단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