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가 좋다.

웃음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공중그네, 인더풀, 남쪽으로 튀어 , 마돈나 등 히데오의 작품을 읽으면서 혼자 소리내어 웃고 그러다가 또 뭔가 진지한 한 마디에 공감하거나 뜨끔해하곤 했다.

면장선거는 산 지는 좀 됐지만 최근에야 꺼내 읽었다.  좋아하는 책이 나오면 다 사는 것이 언제부터의 내 취향이라면 취향이 되어서 면장선거도 그런 맥락에서 한창 오쿠다에 빠져있을 때 사두었다. 그런데 추리 소설에 몰입하게 되면서.. 또 스트레스가 쌓이고 일이 바쁘고 여유를 잃어가면서 손에서 놓고 있다 최근에야 꺼내 읽게 되었다. 그것도 뭐 새삼 여유가 생겨서라기보단 골치아픈 연수 받으러 가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가운데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하여 쉬는 시간에 기분 전환으로 읽으려는 목적에서였다.

공중그네 인더풀의 연장선에 있는 면장선거.. 역시나 이라부가 등장한다.

이라부는 명문가의 자제로 철없는 말투와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등장하는 환자들에게 처음에는 무시를 당하거나 반발을 사기도 하지만 언제나 마지막에는 승자가 된다. 또 무시라고 표현을 했지만 사실상 그것은 무시라기 보다는 질투라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글을 읽는 나도 내내 이라부를 질투했으니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바보같은 짓도 서슴지 않고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테니까.. 뭐 몰론 이라부가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그려지는 것 때문에 질투를 하더라도 따뜻할 수 있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 바보같은 행동 사이사이에 한 마디 불쑥 던져지는 이라부의 한 마디가 그간의 모든 상황을 종료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주 놀랍다.  그리고 그 순간 바보라고 생각했던 이라부가 오히려 바보가 아니라고 자신했던 다른 모든 등장 인물이나 독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의 발견!!이라부의 한 마디에 이라부의 환자와 마찬가지로 독자인 나도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음.. 무르팍도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