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방영하는 짧은 영상 프로그램 지식채널e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 벌써 6권까지 나왔다. 한동안 뜸했었는데 이 책은 여전히 가슴이 후끈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6권은 진, 선, 미 라는 주제 아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대부분 알고 있지만 정말 막연하게 알고만 있는 이야기 혹은 내가 잘 아는 이야기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들로 이 책은 충실하게 차있었다.

시라고 쥐뿔도 모르는 내가 읽어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를 쓴 젊은 시인 윤동주,

흑인 노예 해방으로 인권 대통령이자 미국의 평등사회를 주장한 대통령으로 생각했던 링컨,

믿을 수 없을만큼 천재적이지만 자유롭게 할 말 다하고 살았던 과학자 아인슈타인,

오늘도 강남역에서 마주쳤던 빅 이슈, 채식을 하는 사자

이 책을 통해 참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요즘 같이 어떻게 살아야하나,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때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출세의 지름길인 큰 병원을 버리고 평생 남의 손을 잡아준 의사 장기려,

러시아인이면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체첸의 목소리가 되었다가 

살해당한 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물론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 구덩이 안에서 알았습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은

사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말이나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그리고 자신과 전혀 상관없지만, 또 한편으론 상관없다고 할 수 없는 자연을 사랑했던,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위해 억지로라면 결코 갈 수 없는 알래스카로 떠났던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

세상을 바꾼 천재이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거절했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

이 외에도 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일상에 치여 살면서 나 혼자 행복해보겠다고, 나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해보겠다고 하면서도 내 자신이 궁색해질까봐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궁색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이야기 한다. 내가 나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내가 당당하다면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차피 내가 바꾸지도 못하고, 완벽하게 알 수도 없다는 핑계로 내가 잊고 있고, 애써 모른 척하고 싶어하던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만나니, 조금이나마 그동안 외면하던 일들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겼던 지난 6개월, 바쁘게 지낸다고 했던 시간들 동안 난 내 마음과 머리는 채우지 않고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일들에만 급급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동안 자연을 좀 더 보고 누리고, 좋은 책들을 읽으며, 그 동안 텅 비어버렸다고 생각한 내 자신을 조금씩 다시 채워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