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이 책을 골랐는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 실망스러웠다. 

  머리글에서 '이해 속에서 진정한 관계가 싹튼다', '상대방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야 비로소 그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라고 했으면서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할 지에 대해서는 크게 와 닿은 부분이 없었다. 단지 상대방의 표현이나 말 한마디를 자세히 살펴서 심리를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대하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극히 일반적인 말만 늘어놓았을 뿐이었다. 원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구성과 제목이 어긋나게 보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자기계발 서적이 많이 출판되면서, 제목으로 독자를 사로잡으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경향의 영향을 받았나 보다.

  한가지 예를 들면, '온정을 베풀어라'는 제목으로 청나라 옹정황제의 신하 다루는 이야기가 있다. 황자시절 내무부의 낭중 직위에 있던 악문단을 만나보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황자라면 자신의 덕행에 힘써야지 관리와 왕래해서는 안되다고 하면서. 후에 황제가 되어서 그 일을 핑계로 하여 내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직위를 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옹정제는 과연 온정을 베푼 것일까? 옹정제는 악문단의 그러한 기개를 보고서 인재를 알아본 건 아닐까? 단순히 살려주었다고 해서 온정을 베풀었다고 생각하는 건 나의 관점으로 보면 상당히 이상했다. 

  사실 이 책은 소제목처럼 '마음으로 설득하여 내 사람을 만든 84가지 특별한 이야기'들을 제시하고, 교훈을 찾고자 하는 책으로 보여진다. 그 이야기들은 주로 중국의 역사속 인물들의 이야기로 어떤 이야기들은 아는 내용도 있었지만, 처음 들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래서 삼국지를 읽는 것처럼 이야기에 빠져든 부분도 많았다. 마르크스의 연애 이야기는 공산주의의 창시자라는 호칭과 다르게 마르크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더 안타깝기도 하다. 목차를 보면 무언가 좋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 같은데도 막상 읽어보면 제목과 내용, 요약 부분이 어긋나면서, 일관성을 찾고자 하는 나의 사고패턴과 자꾸 충돌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느낌이 부정적으로 흘러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