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될 수없는 고독.

 

13번째로 태어난 쥐 퍼민은 형제자매들에게 치여 엄마 젖 한번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자란다. 그렇게 형들과 누나들에게 밀려 자라온 퍼민은 젖을 빨지 못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다가 책을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책을 먹던 퍼민은 어느 날 책의 페이지, 문장, 단어들마다 그 맛이 미묘하게 다르며 수많은 심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더 소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은 내가 이제껏 들어본 가장 슬픈 이야기다’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문학을 사랑하고 인간이 되고 싶어 발버둥치지만 결국 자신은 쥐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한탄하며, 자신이 꿈꾸는 지적인 세상이 오로지 책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에 크게 상심한다.

 

책을 사랑하는 쥐 퍼민을 통해 인간사회의 부조리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순을 해학적으로 풍자하는 이 작품은 결국 인간의 존재와 그 당위성에 대해 철학적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