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금 품절 상태이다.

성격상 책을 대여해서 보지 못하는 나는 이 책을 중고로...그것도 무려 50%나 비싸게 들였다.

작년에 샀으면 새 책을 더 저렴하게 샀을텐데...작년엔 책값으로 5만원 이상 나가는게 무서워서 차마 구입을 못 했던 책이었다.

지금 읽고 있지만, 읽으면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책 표지 뒤에 이 책은 펜으로 쓴게 아니라 피로 쓴 책이라는 칭송이 있듯이...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혼인이란 것이 단순히 절차가 복잡한 그런 것이 아닌, 그 절차에 필요한 실 하나도 다 의미가 있다는 것.

정월 대보름이 왜 그렇게 중요한 명절이었는지,

창씨 개명이 조선 말기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다.

박경리님의 토지는 4권까지 읽고 못 읽어서 비교를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조정래님의 태백 산맥이 나에겐 최고의 장편 소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소설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혼불을 꼽겠다.

작가의 이름으로 된 상이 있는 그분의 유일한 장편 소설.

10권 쓰는데 17년이 걸렸고, 완결을 못 하시고 돌아가신 소설.

 

길지 않은 세월동안 많은 책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책만큼 한문장 한문장 정성이 보이고,

이 책만큼 소설 속에서 우리 문화를 배울 수 있고,

이 책만큼 시간 변화가 다양한 책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절판된, 그래서 중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책이지만...

비싸게 주고 샀지만...

절대 아깝지 않다.

 

너무 좋은 책이다.

절판이 아쉬운,

완결을 못한게 아쉬운,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은, 너무나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