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단편이라고 해서 걱정이 들었던 부분도 없지는 않았었다. 아무래도 장르적인 특징이 강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상상력으로 다양한 세상을 묘사하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감정보다는 이성에 가까운 단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의 글들이 많아서, 다시금 SF라는 장르에 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장르의 책들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형성된 선입견일 수는 있겠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알고 있는 단어들 보다는 새롭게 창조되는 단어들과 의미들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한권의 책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는 않지만, 앞으로 같은 장르의 책들을 더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는 로봇이 등장하기도 하고, 외계생명체도 등장을 하며, 어렸을 적에 가끔 상상해보았던 그리고 영화속에 등장하기도 했던 미래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도 감정이 있고, 소통하길 원한다는 것과 관련된 단편들도 읽게 되면서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한 듯 하다. 막연하게 SF라고 하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진보한 로봇 혹은 생명체의 등장이나, 과격하거나 파괴적인 사회의 모습 혹은 지나치게 발달함으로 인해 관계가 단절되고 차갑고 절대적인 통제가 가능해진 사회의 모습이 막연하게 떠오르곤 했었다.

이런 선입견이 형성된 정확한 과정은 잘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현실적인 기반이 약할 것 같은 혹은 상상의 세계가 무한대로 뻗어나갈 것만 같아서인지,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U, ROBOT”에서 만난 단편들은, 장르적인 특성이 가미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때로는 인간적이고 현실적이기도 한 단편들도 있어서 전반적으로는 조금 부드러운 느낌의 책인 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읽기 편했던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유사해 지는 로봇의 존재와 두려움, 막연한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과 그 진보된 모습에 대한 기대 등 끊임없이 변해가고, 다양한 소재들로 작품을 완성해가는 작가들의 생각이 놀랍기도 했으며, 그만큼 즐겁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수많은 선택을 통해 하나의 미래로 수렴된 존재이지만, 너는 나와는 다른 얼마든지 다른 미래로 향해갈 수 있을 거야.”

이미 이 책에 등장한 이야기들은 수많은 선택을 통해 하나의 미래로 수렴된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이 써나갈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다른 미래로 향할 수 있다는 생각이 처음 이야기인 ‘U, ROBOT’를 읽으면서 들었던 것 같다.

그들의 수많은 선택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미래의 모습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