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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신세계 탐험을 하게 됐다.

많은 능력자 가운데 리폼과 재활용 블로거의 포스팅을 보며 내 눈을 의심했다.

나라면 버리고도 남았을 잡동사니가 멋스러운 작품으로 탄생하다니! 기계의 도움 없이 손으로 뚝딱뚝딱 만들어 내다니!

그들의 감각, 눈썰미, 센스, 도전정신, 겸손함까지 정말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지역카페에서 사과 나무박스 4개를 준다는 글을 보곤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 힘들게 받아왔다.

하지만 거칠고 성난 나뭇결을 사포질로 다스리기엔 나의 내공이 한없이 부족함을 느꼈고 결국 다시 다른 이에게 주게 됐다.

 

<공간 박스로 가구 만들기>는 나의 욕구와 게으름을 함께 충족시키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다.

DIY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뭐 하나 결정하기가 골치 아팠으니 말이다.

먼저 기본 목공 공구와 부자재, 페인트 알아보고 챙기는 것이 나에겐 어려운 일이었는데 심플하게 잘 설명 되어 있다.

또한, 위에도 썼다시피 나무 DIY의 시작은 사포질부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미 가공된 목재를 알맞은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단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저자가 이용하는 온라인 숍 몇 군데도 일러줘서 가격 정보도 비교해 볼 수 있다.

 

가장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책장이다.

불과 얼마 전에 새 책장을 들였는데 이 책을 먼저 봤더라면 작게라도 만들어 봤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를 위한 범퍼침대 역시 도전해 보고픈 아이템이다.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게 된다면 베드 벤치도 만들어 보고 싶다.

이 외에도 실용적이고 생활에 유용한 공간 박스가 많이 담겨 있다.

빈티지 장식장, 잡지꽂이, 가든 박스, 선반장 등 공간 활용에 탁월한 것들이 많다.

 

책에 나온 가구, 소품들에는 최소한의 컬러와 장식이 되어 있다.

최대한 예쁘게 꾸며서 알려주지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나(만드는 이)의 몫일 듯싶다.

사실 리폼블로거들의 솜씨를 보면 감탄하기는 바쁘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곤 했다.

박스만 준비하면 바르고 말리고 붙이는 최소 3개의 과정만 거치면 뭐라도 만들 수 있으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 저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js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