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가난한 집 맏아들, 어쩐지 씁쓸함부터 생각나는 단어의 조합이다.
1960~70년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지금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먹고살기 힘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개천에서 용이 나길 바라며 맏아들의 교육 뒷바라지에 뼈 빠지게 일하는 부모와 희생하는 동생들의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뗀다.
맏아들은 기대에 부응해 일류대학에 가고 부잣집 딸내미를 만나 개인병원까지 열지만

결국 배은망덕하게도 가족을 외면하고야 만다.

가난한 집 부모는 대한민국 정부,

성공한 맏아들은 대기업과 부자,

(소와 땅을 팔고 동생들이 고생해서 보태준 학비와 지원) 뒷바라지는 각종 특혜로 대입한 후,

저자는 경제전문가(공정거래, 국제통상 분야)답게 '사회적 정의, 도덕적 의무'에 관하여

여러 가설에 들고 수치화하여 논리를 펼친다.

시나리오는 부모/맏아들/다른 자식들의 선택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며,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맏아들의 예를 든 것이지 둘째, 셋째 아들이 그 대상(대기업)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요점은 '부의 양극화와 재분배'를 근거로 이 시대의 '경제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참고로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화제의 책을 함께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이 책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저자만 믿고 읽어 내려갔다.

맏아들이 잘됐던 못 됐던간에 그 혜택 안에는 누군가와 피와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전히 전과 다를 바 없는 고달픈 삶을 사는 가족들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은

과연 누가 보상해 주는 건가?

물론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모든 요인이 혜택만으로 100% 채워졌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지켜야 하는 자연적 의무, 약속했을 경우 지켜야 하는 자발적 의무, 도와야 하는

연대 의무와 여기에 더해 그 의상의 의무, 즉 추가적인 도덕적 의무를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분배와 상생을 위해 버핏세 추진, 초과이익 공유제의 카드를 내밀었지만,

역지사지가 아닌 안하무인, 적반하장의 꼴을 보이고 있다.

서평을 밝고 긍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마음이 좋지 않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이 나라가 선거에 파업에 각종 사건, 사고로 요즘 더 시끄럽다.

부디 단 1%의 기업과 부자라도 거둔 만큼 뿌리는 바라지만 사람이 어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죽음을 앞두고 선행을 베풀었다는 석유왕 록펠러 같은 상황이 벌어져야 가능한 일이겠지

싶은 마음이 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