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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화폐 전쟁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얽히고설킨 소용돌이 속에서 강대국은 끝없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기축통화의 자리를 놓고 무섭고 냉정하게 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달러, 위안, 유로의 속내를 파헤치며 우리나라는 어떤 위험과 기회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1부는 달러의 트라우마를 알아본다.
기막힌 타이밍, 절묘한 술책으로 국제 준비 통화이자 무역통화의 역할을 하며 영원할 줄만 알았던 미국과 '달러'가
이제는 디플레이션이라는 단어 자체로 공포를 느끼는 대공황을 겪기까지의 거대한 과정을 서사한다.
월가 시위, 안팎으로 과도한 부채, 소비 위축과 실업률 등의 내부 위기에 심각한 몸살이 난 미국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2부는 위안의 트라우마, 화폐혼란과 화폐붕괴에 관해 이야기한다.
단일화폐가 수도 없이 바뀌는 과정에서 분열과 불안에 요동치며 시달렸다.
그를 계기로 중국 지도자와 정부는 인위적으로 화폐는 물론 금융, 환율, 반대세력, 투기꾼 등 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제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억지로 목을 죄고 있다.
위안 절하를 요구하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견제 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국의 앞날을 예측해본다.

 

3부는 독일의 강한 마르크가 못마땅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유로 트라우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독일이 어찌 됐든 유로존에서는 리더격으로써
불량국가들(그리스, 포르투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긴축재정을 꾀하려 하는데 이 속의 위기와 갈등, 딜레마에 대해 알아본다.

4부는 금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금본위제에 뜻을 두고 경제정책을 펼친 나라들이 결국 등을 돌렸다.
하지만 한낱 종이에 불과한 화폐보다는 어찌됐든 값어치(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금을 투자수단으로 주목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트라우마는 무엇이 있을까?

전쟁과 분단, IMF 경제 위기 등의 아픈 과거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고 현재도 불안한 상태이다.

4월엔 총선, 12월엔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 강대국의 트라우마를 이용하여 지혜로운 화폐 정책과 외교를 보여줄 이가 있을지….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이야기하듯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희생양이 될지,
줄을 잘 잡고 일어서 더 강해지는 발판을 삼을지 부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길, 끌려가지 않길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읽을거리가 많아서 흥미로웠다.
흘러온 역사를 통해 과거는 물론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본시장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정말 '경제는 살아있다'는 것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