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취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독서."라고 하곤 했지만, 사실 요 몇 달처럼 책을 많이 읽었던 적은 없는 듯하다.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동안 동네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다가 문득 신랑이 회사에서

가져온 책을 보면서 문득 다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심이 생기니 길이 열리고 그때부터 북카페와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도 응모를 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한때는 소설은 시간 낭비, 어차피 허구인 이야기를 뭣 하러 보나?

차라리 그 시간에 먹고 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책을 보잔 생각에 한참 동안 자기계발서를 봤었다.

하지만 볼 때만 감동하고 의욕에 찰 뿐, 늘 제자리였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요즘에 워낙 인터넷에서 어쩌면 책보다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보니 

필요한 정보만 찾으면 확인 후 바로 창을 닫아버리거나 블로그 또는 개인 컴퓨터에 저장을 할 뿐 그게 끝이었다.

한마디로 일회용 정보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딱히 머리에 넣은 게 없으니 지식 따위가 쌓일 리 만무하다.

(오히려 소설을 읽었다면 더 지식이 쌓였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독서전략연구소'라는 멋진 타이틀을 가진 곳의 대표이다.

독서 기술과 인문고전 강의를 하며 보다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독서법을 컨설팅하면서 강의에서 하지 못한

더 많은 것을 모아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요즘 북카페 이벤트에 응모해서 당첨되거나 내가 따로 구매 또는 대여를 통해 접하게 되니 평소보다 많은 책 덕분에 

가끔 서평의 압박을 느끼다 보니 속독이 습관이 되어버리고, 더욱 스스로 답답한 상황을 만들어 갇힌 듯한 느낌에 이 책이 더욱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위에도 썼다시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은 책을 읽고 독서 후에 나름대로 내용과 감상을 정리하여 서평 또는 독후감, 독서일기

등을 통해 자신만의 정보를 쌓곤 한다. 그럼에도, 무언가 답답하고 틀에 박힌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에 대해 아주 명쾌하게

답을 해준다. 그것은 어찌 보면 남들 다 하는 데로 따라 하는 단편적인 독서 기술의 범람이 '정보'를 모으는 것에만 그치는

것일 뿐, 정작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학습과 경험의 밑바탕인 '지식'으로 승화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 읽고 잘 쓰고 싶은 사람, 책을 좋아하는 것에서 더 발전하지 못하는 사람, 독서가 잘 안되면 머리만 탓하는 사람,

책에서 지혜와 미래를 찾는 사람, 바로 독서 혁명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일급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독서의 지식화 과정이 변화의 가치가 되는 독서시스템, 도서요약의 핵심과 작성방법,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부터 익숙한 사람을

위한 기술을 직접 저자가 읽은 책의 통한 예시를 들며 설명한다.

 

무엇보다 얼마 전까지 프롤로그는 어차피 책의 본 내용에 들어가면 다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부터 꼭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온 부제목 중 '노력과 시간의 한계를 기술로써 극복한다'라는 말이 있다.

분명 쉬워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끊임없이 연습해 봐야 습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기술의 방법임이 틀림없고,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겠지만 머릿속은 벌써 희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