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 근처 역 주변에 종로나 대학로 같은 곳과 같은 노점상에서 사주 보는 분이 계신다.

점치기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나도 두어 번 보곤 했는데 듣고 있을 때는 혹하다가,

결국 지나고 나면 맞는 게 하나 없다 보니 다시는 돈 낭비 하지 말아야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지나다가 보면 점술가라고 칭하여 주기엔 좀 뭔가 모자란 그분의 맞은 편엔 신기하게도

늘 누군가 앉아 있었다. 아마 점을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그 사람들이 이 책에 나온 '모르는 사람에게 점쟁이 행새 하는 법'을 보면 발길이 끊길지도 모르겠다. 

그 방법에 대한 예를 들면 '당신은 때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적일 수 있지만 필요하면

충분히 실제적이고 현실적일 수 있다.'의 식이다.

즉 누가 듣던 애매모호하지만 성향이 골고루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알면서도 속는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 교수이면서 프로 마술사라는 눈에 띄는 이력을 갖고 있다. 

사람 심리는 물론 불가사의한 현상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한 것을 보면, 

어쩌면 귀신(영혼)심리도 꽤 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채워진 이 책은 과학적 원리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 독자에게 말하듯 농담도 건네기도 하며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유체이탈 가능성 테스트와 방법', '피노키오(거짓말쟁이) 테스트', '손가락 구부리기의 심리',

'죽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방법', '유령을 불러내는 방법', '마음을 조종당하지 않는 방법',

'꿈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방법' 등의 여러 현상에 대해 나오고 그에 대한 실험동영상을 통해 

이런 쪽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다방면으로 실감 나게 채워준다. 

 

그런데 나는 살면서 가위눌려 본 적도, 귀신을 느껴본 적도 없어서일까 더욱 이런 미스터리한

현상에 대해 관심이 가는데 겁이 많아서 이 책을 낮에만 보곤 했다.

어쩐지 괜스레 무서운 내용도 아닌데, 혼자 겁을 먹고 정말 스스로 실소가 지어졌다.

보다 보면 어쩌면 허무하게도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눈속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흥미는 사라지는 대신 더 똑똑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