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선물로 받은 탱고 시디. 평소 피아졸라의 오빌리비언(망각)을 좋아하는 터라 탱고 시디를 받고 반가웠다.

음, 앞에 misa가 붙었는데 미사 탱고는 뭘까.

시디에 첨부된 목록지를 보니 1-5까지 미사탱고, 6번은 바쯜로브의 탱고, 7,8번은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탱고로 채워져 있다.

앞의 5개의 곡에는 키리예, 글로리아 등 성가에서 붙을 법한 이름이 붙여져 있는 걸로 보아

미사를 지낼때 부르는 성가, 종교음악에 탱고를 곁들인 것이었다.

성가와 탱고. 과연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얼른 재생버튼을 눌렀다.

 

탱고의 익숙한 소리인 아코디언같이 생긴 반도네온이 탱고 특유의 분위기를 내며 시작한다.

느린 듯 리듬감 있는 탱고 선율에 여자 소프라노와 남자 테너, 코러스 합창과 거대한 분위기를 내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바쁘게 하모니를 이루며 이것이 미사 탱고야 라고 알려줄듯 말듯 알듯 모를 듯 하다.

 

첼로의 매혹적인 현과 

부드럽게 굴러가는 피아노의 건반 

흥을 돋우면서 애달픈 반도니온의 소리가 귓전에 탱고 분위기를 울린다면

 

동시에

남녀 솔로이스트의 성스러운 아리아와

코러스 합창단의 다채로운 화음이

땅끝까지 넓게 펴져갈듯한 오케스트레이션과 더불어 경건한 느낌을 준다.

 

들을수록 매력적이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되어있는 해설목록을 더듬더듬 읽어 더 자세히 이해하려고 했으나 몇가지만 겨우..알아냈다.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로마에서 사는 루이스 바쯜로브는 조국을 넘어 자신의 기원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음악에 담았다.

유대인이 조상인 그의 음악엔 민족이 흩어지는 디아스포라가 깊숙히 자리잡아 있다.

그는 크리스천이든 유대교이든 무슬림이든 종교가 가지고 있는 공통된 것을 강조하면서 꼭 한 가지 종교만 고집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여백을 음악에 남겨 놓았다.

오스트리아 왈츠의 스트라빈스키의 리듬을 닮았고 오케스트라 부분은 듣는 이에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미국의 유명한 뮤지컬)의 번스타인처럼 듣는이에게 충격을 준다.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는 김연아의 프리 배경음악이기도 하다. 그 음악과는 조금 다른 버전이지만 날카로운 날이 차가운 빙판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지는 듯하다. 탱고에서 피겨가 들리는 경험. 김연아라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미사와 탱고를 결합할 생각을 했을까.그것도 꽤 잘어울린다. 탱고의 가락도 있고 경건함도 있다.

뜨거운 탱고의 선율이 서늘한 느낌을 주는 성가를 녹인걸까.

성가가 탱고의 열정을 가라앉힌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