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 료코의 피아노 솔로 컬렉션 음반을 받았다.                                         

오호. 올 여름은 더욱 감성충만하게 보낼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든다.

바로 포장을 뜯어 시디를 넣고 재생 플레이를 눌렀다.

고요하고 은근한 피아노 음이 흘러나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유키구라모토나 이루마 연주가 그렇듯 평온한 적막감이 내려앉는다.

1번은 음반 이름과 같은 테라스 윈드. 1번부터 12번 트랙까지 주제가 통일감이 느껴진다.

테라스에 앉아 기분좋은 바람을 맞으며 휴식하는 기분으로 듣는 연주이다.

음악을 들으면 흔히 시공간을 벗어나는듯한 경험을 다들 한다.

테라스 윈드 곡들은 바다 너머의 석양을 바라보거나 초록이 무성한 시골길을 걷는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또 비 내리는 소리와 젖은 대기와 땅의 초여름 냄새가 나는 듯 하다.

모든 트랙에서 공통적으로 여름이란 계절이 떠올라서 일거다.

4번 베네치아, 5번 rainy birthday 2번 레몬 스카이. 곡명도 바다와 비, 하늘에 감정을 반영한 곡들임을 알 수있다.

피아노 선율이 도드라지는 뉴에이지 연주는 잠시라도 복잡한 생각들을 가라앉혀 주고 내 안의 가장 여성스럽고 시적인 나를 깨워주는 힘이 있다.

나무, 풀, 석양, 빗줄기와 일상의 풍경을 마음의 눈으로 보게 한다. 아마도 작곡가가  자신의 감정을 자연에 반영했기 때문일거란 생각이 든다.  휴고적인 정경은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반영될 것이다.

나는 여름이 떠올랐지만 누군가에게는 겨울의 눈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봄볕과 가을의 청명한 하늘이 생각날수 있다.

이것이 이러한 연주곡들의 매력인것 같다. 듣는 이의 스토리와 정서가 제각각 달라서 받아들이는 음악의 드라마가 서로 다르다는것.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스토리 같이 통일감이 있어서 그런지 6번 부터 약간 지루한 감이 있다.

그럴땐 멈추었다가 듣거나 랜덤으로 골라 들으면 될 것같다.

가끔은 한곡의 피아노 선율로 일상의 창밖 풍경이 명화처럼 느껴지는 기분을 느껴본다면 그 때가 아름다운 한 계절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