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소통'이라는 단어를 9가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일컬었던 9명의 '작은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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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트위터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들(팔로우), 감정노동자로 일하는 아버지의 사고로 혼자가 되어버린 소년 ‘비’(비 인터뷰), 공원에서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호루라기를 불며 헤드폰을 벗을 것을 요구하는 ‘춘기’(헤드폰), 입주민의 횡포에 억눌렸던 감정을 폭발시키고 마는 경비원 ‘송 씨’(가까운 그리고 시끄러운),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기를 소망하는 ‘나’(인턴),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을 이어나가는 ‘존과 앤’(존과 앤), 동성을 사랑하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나’(완벽한 날들), 뒤늦게 상대방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 ‘지영’(눈꽃엔딩),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의사이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에는 머리가 아픈 ‘나’(기억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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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9명의 '작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몰입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나 또한 작가가 일컫는 '작은 사람들'에 속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행위 또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서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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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가지의 이야기 모두 흥미로웠지만, 그중에서 책 제목으로 선정된 ‘비 인터뷰’는 정말이지 나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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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소년이 스스로에게 붙인 이름이다. 여보세요는 파파이슬, 예스는 딥, 노우는 딥딥.

이렇게 소년은 자신만의 언어로 외로움과 무료함을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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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아버지는 인터넷 AS기사로 일하다 부당한 대우로 파업에 참여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일터에 다시 돌아가게 되는데, 하필이면 일을 나간 첫날에 감전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병원에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비'가 인터뷰에 응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비'를 통해 소통의 부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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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가가 소년의 이름을 ‘비’라고 지은 것은 단순히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비의 속성뿐만이 아니라 땅에 떨어진 빗물들이 모이고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어느 것 하나 홀로 외로이 존재하는 것은 없음을 알려주고자 유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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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페북이나 인스타를 하지 않냐는 아들의 질문에 대한 춘기 씨(헤드폰)의 대답처럼, 올 연말에는 카페인(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에서만 상대방의 안부를 염려할 것이 아니라, 가능하다면 직접 대면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