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갓 입사한 은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성추행범을 혼찌검을 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야근을 하다가 화장실 문이 잠겨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때 현수가 나타나 구해주고, 그와의 기묘한 인연은 시작된다. 사내에서 최고의 바람둥이이자 인기 만발인 현수를 은지는 느끼하다는 이유로 싫어하고, 현수는 은지가 피하면 피할수록 오기가 생겨 자기 뜻대로 밀어붙인다. 허 실장은 은지에게 한눈에 반해 일부러 댄스 경연대회를 벌여 파트너가 된다. 몸치로 유명한 은지는 처음에는 기겁을 하며 거절하지만, 허 실장이 지나치게 실망하자 하는 수 없이 응하고 만다. 게다가 전혀 뜻하지 않았던 현수 역시 같은 부서의 상사인 조부장의 압박에 못 이겨 대표로 나가게 된다. 더구나 그의 파트너가 그 유명한 바람순이, 한경선. 그것 하나만으로도 현수는 눈앞이 캄캄해지는데, 은지는 오히려 그를 떼어낼 절호의 기회가 왔음을 느낀다. 은지는 사내 연애 금지라는 사칙을 이용하여 현수가 한경선의 유혹에 넘어가기를 바라면서 또 한편으로는 일부러 허 실장에게 가까워지려 애쓴다. 그 이유야 허 실장과 잘돼 가는 것처럼 보여 현수를 떼어내기 위한 또 하나의 작전. 그러나 현수는 자기보다 외모가 현저히 뒤떨어지는 허 실장 쪽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은지의 속을 다 들여다보는 능란함을 보인다. 그렇게 상대가 안 된다 여겼던 허 실장이었지만, 그의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에 은지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음을 알게 되자, 현수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그는 결국 은지가 자신을 정말로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느끼남 현수와 된장남 허 실장 사이에서 사랑의 갈등을 겪고 있던 은지는 막상 현수가 이별을 통고하자 말할 수 없는 허전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자기와 헤어진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경선과 잘되어 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현수를 바람둥이로 알고 있던 은지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따지고자 하지만, 그날 밤 현수는 버젓이 경선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그날 이후 은지는 괴로운 나날을 보내게 되고, 허 실장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위로하며 다가간다. 그런데 그렇게 현수를 꼬시려 별수를 다 쓰던 경선은 완전 딴판으로 군다. 그녀는 현수를 회사에서 쫓아내기 위해 뒤에서 사주하던 현수의 사촌형, 의환을 배신하기까지 하며, 손을 떼고 마는데……. 한편 허 실장은 드디어 은지에게 사랑의 고백을 하기에 이르고, 마침 그 소식을 접한 현수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소로 온다. 허 실장은 이제껏 은지를 놓고 현수와 보이지 않는 연적 상대였음을 알게 된다. 그는 현수를 흠씬 두들겨 패주지만, 어쩐 일인지 현수는 맞기만 할 뿐이다. 은지 역시 말릴 생각은 하지 않고, 현수가 맞는 것을 보고만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녀가 택한 사람은 현수.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은지 부모님에게 결혼 허락까지 받아내지만, 정작 크나큰 걸림돌은 현수의 아버지.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사내 연애를 강력히 반대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던 것. 게다가 현수가 댄스스포츠 대회장에 은지와 함께 파트너로 나와 그 룰을 처참히 어겨버리자 단단히 화가 나 해고를 선언한다. 설마 했는데 사실로 드러나자 은지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대접받던 사과를 먹다가 목에 걸려 질식사할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만난 양가 부모. 사내 연애 금지를 그렇게 강력히 주장한 이유가 그들 사이의 악연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하기는 했으나, 절대 부모 덕은 보지 말라는 권 사장의 엄포에 현수와 은지는 신혼여행지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1년여 만에 차리게 된 댄스스포츠 학원. 수많은 회사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기 위해 찾아오고, 그날 밤 두 사람은 경선이 보내온 축하 선물을 보고 기겁을 한다. 축하 선물이 다름 아닌……. 그날 현수는 비로소 경선과 함께 보내었던 그 밤의 진실을 밝히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