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들들 네발 자전거 타기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하루라도 자전거를 안 타면 난리가 납니다. 오죽하면 비가오는 날 우산쓰고 자전거 탈까요... 또래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오면 어김없이 누가 더 빠른지 내기를 하는데, 지는 것을 싫어 하는 우리 첫째 아이는 이길때까지 경주를 해서 친구를 질리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그런  아이들의 심리가  이 책에 잘 녹아 나 있어서 그런지 정말 이 책은 대박 수준입니다. 아이들 읽고 또 읽어도.. 또 읽고 싶어 하네요.
책속의 병관이가 되어서 자신도 쌩쌩 자전거 패달을   있는 것 같이 느끼나 봅니다.

이 책은 내용면에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잘 표현해서 좋지만, 그림도 참 멋진 것 같습니다.
세밀화 같이 정교한 배경과 캐릭터들의 살아있는 듯한 재미있는 표정들, 수채화와 만화속의 캐릭터가 만난 느낌입니다. 특히 속력을 내서 달리는 자전거의 그림은 빠른 움직임을 어떤 책에서 보다 훌륭히 표현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그림책에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글과 그림이 맞지 않고, 너무 재미있게 그리는데 치중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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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페이지 내용엔 경주에서 진 병관이가 혼자 그네를 타다가 그네에서 내려서 모래 장난을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미끄럼틀에 혼자 앉아 있는 병관이의 그림이네요.
 우리집 아이도 '왜 모래 장난안하고 미끄럼틀에 있어'라고 묻습니다.


이 그림도 마찬가지 입니다. 책에는 누나 지원이의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지원이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라고만 되어 있는데, 그림은 민망하게도 병관이가 누나의 치마를 잡아 당기며 떼를 쓰는 장면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누나의 팬티가 다 보이고,  그것을 보고 웃고 있는 뒤의 남자 아이들! 이 그림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의 연령을 생각한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이들의 이 그림을 보고 어떻게 느낄까를 생각해 봤을까 궁금합니다. 단지 한번 웃기기 위해서 본문 내용과 다른 그림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을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우리 나라 작가의 순수 창작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우리의 그림책이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그림책이 많이 나와서 우리네 아이들 손에 외국그림책 보다도 우리네 책이 더 많이 들려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