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지금까지 즐겨 보던 책에 나오는 도깨비들은 하나같이 머리에 뿔이 나고 , 원시인처럼 털가죽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였습니다. 근데 이 책에 나오는 도깨비를 보고 좀 의아해 했네요. 도깨비들의 모습이 우리네 선조들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거예요. 
뒷 설명을 봤더니 우리가 알고 있던 도깨비들은 일본 오니의 모습이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네 도깨비의 모습은 기록이 거의 없지만, 사람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고 추측하고 있었습니다.사람들보다 키가 훌쩍 크고, 몸에 북슬북슬 털이 많이 나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합니다.

 다시금 그림속의 도깨비를 자세히 봤더니, 두명의 도깨비가 씨름을 하고 어떤 도깨비는 머리위에 항아리(?)를 이고 재주를 부리고 있고, 또 한명의 도깨비는 징을 치면서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모든 도깨비의 얼굴에 근심이라고는 느껴지지 않고 한바탕 축제를 하는  듯한 분위기 입니다. 하는 행동도 재미있지만, 허연 이를 드려내고 웃는 표정이 더 압권인 것 같습니다.
근데 동이 트니 도깨비들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징, 빗자루, 표주박, 삿갓 등의 물건들만이 덩그러니 방안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오래 쓴 물건들이 도깨비가 되었고, 해가 뜨면 다시 그 물건들로 돌아 간다는 것을 설명해 주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림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림 곳곳에 우리네 조상들의 삶의 모습들이 정겹게그려져 있고, 특히 소박하고 해학적인 모습의 사람들이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도둑을 잡으려고 사람들이 조심조심 살금살금 걸어가는 모습들이나 도둑을 잡았다고 흥겨워 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꼴밤을 주는 아저씨의 커다란 손등 곳곳에 글로 못다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런 부분이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이들도 그런 부분을 특히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 책은 집에소장하고 생각날때 한번씩 읽어 주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