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꼬부랑 할머니에 대한 노래도 불렀지만, 이 책에서 처럼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똥을 누었는데, 꼬부랑 강아지가 와서 먹었다는 이야기를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입으로 입으로 전해 내려 왔던 것이 꼬부랑이라는 말의 반복이 주는 재미와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 선생님이 권정생이라고 해서 이 책에 나온 프로필을 읽어보다가 놀랐습니다. 2007년 05월 17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되어 있어서... 전에 아이들과 함께 강아지 똥을 읽으면서 민들레를 곱게 피운 버려진 강아지똥의 희생에 가슴 뭉클했었는데... 그 작가분이 고인이라니..
.............................................안타깝지만 그렇더라도 책 속에서 살아있는 선생님의 사랑과 따뜻함을 두고 두고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꼬부랑 할머니란 동요를 읽고 부르면서 아이들 한글 공부를 해서 인지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을 띄엄띄엄 읽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첫장에 나오는 노란 저고리에 회색 치마를 입고 꼬부랗게 구부린채 걸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은 옛날 어렸을 적 보아왔던 시골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꼬부랑 길을 걸어가는 것이 힘들것도 같건만, 이 빠진 입과 가는 눈은 언제나 인심좋은 할머니의 따듯함이 느껴집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나무에 올라가 꼬부랑 똥을 누고 꼬부랑 개가 와서 먹는 장면은  아이들 재미있다고 야단입니다. 그리고, 꼬부랑 똥에 몰려드는 벌레들까지... 그림 하나 하나가 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집 아이 하나가 궁금하답니다. 왜 강아지가 똥을 먹는지 모르겠답니다. 
글쎄 지금과 다르게 어려웠던 그 시절에는 강아지 조차도 먹을것이 흔하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을까에 근거 해서 이야기 해 주었는데, 맞는 대답인가요? ^ ^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통해 꼬부랑 할머니의 시골길을 함께 걸어가 봤습니다. 그 시골길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정겹고 인정많은 사람들이  살았을 따뜻한 길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