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이소연입니다>의 작가 김호진은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이다.
강하게 표현할 때의 문체는 호랑이의 송곳니가 떠오를 정도로 예리하기도 하지만
그의 인간미 넘치는 감성은 말랑말랑한 홍시처럼 붉고도 부드럽다.
그래서 그의 글은 지루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도 안 된다.
그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숙제들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각적인 면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소연과 고산과 그외 많은 우주, 우주인들로 하여금!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즈음마다 호랑이의 송곳니를 본 듯 
움츠러들었던 의 심장은 먼 우주를 가까이 당기고픈 갈망으로 가빠져서는 
글 읽기를 잠시 멈춰야만 했던 시간이 종종 있었다.
특히 [01-1 특별한 보고]에 해당하는 18쪽에서 22쪽까지가 그러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당시의 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오명 씨가 보고한 
내용을 엿보면 왜 우리가 러시아의 소유스에 한국인의 탑승을 의뢰해야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때가 2004년 1월이었으니 이소연 씨의 귀환은 4년여의 준비과정 끝에 
얻어낸 쾌거이다.

2년 전, 모 방송사에서는 소유스에 탑승할 우주인을 뽑는 과정을 국민에게 
자세히 소개하였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때의 방송분들이 하나씩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지원자가 무려 3만 6천여 명이었다 한다. 
고산과 이소연이 1만 8천대 일로 뽑혔다니 엄청난 경쟁이었으리라. 
희미해져 가는 그때의 장면들뿐만 아니라 방송분 외에 있었던 각 인물의 
도전배경이나 과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한 권의 책으로 더듬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인지 모른다.

어마어마한 국비를 들여 자국민 가운데 한 사람을 뽑아 소유스 호에 
탑승시킨다고 했을 때 우주관광이니, 국민의 혈세 낭비라며 비난을 했던 
국민들(작가 포함)도 물론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풀장 구경 한 번 못 해본 사람에게 수영대회 비디오테잎을 보여준 뒤, 맨땅에 
눕혀 놓고 연습을 시킨다고 할 때 그를 대회에 출전을 시킬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우주선 개발 과정과 비교해서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한다.

러시아나 미국의 우주 기술력을 따라가려면 현재 우리의 입장으로서는 
손발에 풀장의 물이라도 묻혀보고 가까이에서 구경이라도 해야 하는 
’오로지 뭍에서의 수영선수’인 것이다.
그 때문에 이소연 씨 한 사람을 우주로 보내며 들였던 경비는 비록 
우리 형편으로써는 어마어마한 액수이긴 했지만 우리가 앞으로 유인우주선을 
개발하는 데에 들어가는 경비와 낭비를 훨씬 감축시켜 줄 것을 예상한 
국책이었을 것이라 사료된다.

이미 일본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들이 우리보다 앞서 시행한 국책이기도 하거니와 
우리도 바야흐로 우주 따먹기 경쟁에 나설 준비가 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시발점이기도 한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기로 했다.

이 책의 중간 중간에는 ’우주 개발의 역사’와 ’인류가 생각한 우주’라는 내용이 있다.
우주과학의 발전사 뒤에 있는 배경을 말해 주어서 이 책을 읽는 흥미를 더해준다.
결국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주인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왜 그래야만 하는가?’ 
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제 이소연 씨가 우주정거장에서의 임무수행을 마치고 무사귀환을 한만큼
그 과정 모두가 역사 가운데 포함이 될 테니 과정까지도 알아야하고 기억해야만 한다.
세계 최초의 여성우주인 러시아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씨를 비롯한 
많은 우주인들의 기억 속에 있는 이소연 씨는 한국의 유리가가린이기 때문이다. 

소유스 호의 탑승자로 유력했던 고산 씨가 이소연 씨로 교체 되면서 많은 안타까움이
있기도 했는데 작가는 오히려 예상된 일이기라도 한 듯 처음부터 이소연 씨에 초점을 
맞춘 느낌을 준 부분만큼은 흐름이 그리 썩 매끄럽지는 않다는 느낌을 주지만 결국 
그녀가 주인공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 글밥이 많아서 초등생에게 쉽게 권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하지만 우주과학에 관심이 많다면 연령에 관계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중학 이상의 학생과 일반인에게는 한국 최초의 우주과학 발전사의 일부가 된 
17,500시간의 논픽션 대기록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중학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샘터 출판사의 
<우주 무한도전>이나 <꿈을 쏘아라, 미래를 열어라>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