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애니매이션을 보면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 꽤 있다.

그 가운데 원작을 챙겨본 정도는 꽃보다 남자, 트와일라잇 시리즈, 해품달, 조선왕조실록,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등등이 있다.

보다가 보면 영상 매체를 1,2회 보고 원작을 먼저 본 케이스가 있고(그리고 영상은 안보거나 보거나, 이미 원작으로 채웠기에~)

반대로 원작을 보고 영상 매체를 거꾸로 나중에 챙겨보는 경우도 있었다.

다 본 경우도 있지만 하나만 본 경우도 있는데, 만약 그러면 원작은 보고 영상 매체는 안 본 경우다.

그 이유는, 하나다!!!

두려워서다. 둘 중 하나를 보고 실망할까 하는...

실제로 그런 작품들이 있었기에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오히려 달라서 더 호감이 가고 눈이 간 작품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다.

2010년 TV 드라마를 통해서 방영된 '성균관 스캔들'.

사실 책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주인공도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한번 보고 맛들려 보게된 작품이다.

그리고 2년 뒤 '해를 품은 달'이라는 같은 같은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소설과 다시 성균관의 원작을 살펴보게 되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이 모습들이 막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다.

배경은 조선시대를 하고 있는데, 결국 10대 후반 ~ 20대 중반의 청춘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그 가운데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성균관의 생활 모습, 당파, 정치 등이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배경은 조선 정조시대.

노론, 소론 그리고 남인으로 나뉘어 당파 싸움이 펼쳐지던 시대다.

남인이자 아픈 동생과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윤희.

그녀는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여자의 몸으로 하기 힘든 필사 일 등을 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문제는 여성으로서는 당시 시대상이 생계를 책임지는 일을 하기엔 참으로 한정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녀는 아픈 동생의 이름을 빌려 남장 여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돈벌이가 더 되고 가문에 힘도 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동생의 이름으로 과거에 나가는 윤희, 그 과정에서 좌의정 댁 아들 이선준을 알게 되고 그와의 인연이 시작되는데....

꾸준한 노력으로 인해 진사시, 생원시까지 모두 입격하여 성균관에 들게 된 윤희. 그리고 그 가운데서 잘금 4인방이라 불리는 이들과 함께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노론 수장인 좌의정을 아비로 둔 가랑 이선준.

그는 키도 훤칠하고 잘 생기고 매너 좋고 뭐하나 빠질것 없는 인물이다.

아버지와는 달리 당파의 색에 빠지지 않고 편견없이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눈이 참으로 참되보인다.

인간됨과 공부의 실력은 물론 의리, 대의는 기본이요 사랑함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그.

남장을 한 윤희를 가슴이 한눈에 알아보고 심각한 고민도 하게 되지만..

결국 사랑을 차지하지 않을까? (박유천, 오우.. 다시 보게된 인물이다.)

자고로 서재에는 진사가 머물고, 동재에는 생원이 머무는 것입니다. 한데 근래에 와서 노론과 노론이 아닌 자들로 서재와 동재가 나뉘었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잘못된 것이지요. 저는 진사이기도 하면서 생원이기도 하기에 그 어느 곳에 머물러도 무방하다 여겨집니다.

이건 뭐 하자는 것야? 내가 이 녀석을 어쩌기라고 할까 봐?

아니, 그것이 아니라…….

가랑 자네는 지금 어디론가 가려던 거 아니었나? 내가 대신 방에 고이 눕혀 놓을 테니까 걱정 마라.

소론인 대사헌 아비를 둔 미친 말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걸오 문재신.

성격이 괴팍해 보이고 싸움질도 최고, 겉으로 보기엔 정말 헉~ 하게 되지만 그 또한 능력자.

아버지를 닮아 티격태격해도 그 또한 사람의 대함에 있어 당파라는 배경 등은 아무것도 아니라 여길 수 있다.

그렇기에 노론인 가랑과도 우정과 의리를 나눴으니... 게다 홍벽서로 활동까지 한다.

그나저나 본능에 이끌어 남장 윤희에게 빠졌던 그.

윤희가 여자임을 알았지만 그 사랑을 놓치 못하고 맴도는 그.

뛰어난 글솜씨, 마음속에 담긴 감정들이 항상 다르게 표출되는 그도 윤희 앞에선 순한 양이 된다.

그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 안타까웠다. 내가 윤희라면.. 난 걸오를~~ 사랑하였을듯 싶다.

그가 상처당함은 싫은데... (걸오로 나온 유아인.. 최고^^)

'하! 어째서 이제껏 몰랐단 말인가!'

"인마! 가랑은 왜 불러? 미치겠군. 어쩌자고 이 반궁엘 들어온 거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하아!"

재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내로 속인 것이나, 반궁에 들어온 것만이 큰일인게 아니다. 그동안 대성전에서 거행되는 연향례니, 분향례니 하는 성균관 의식에 참여한 녀석이다. 여인은 접근조차 하면 안 되는 그런 의식들. 그곳에 참여를 해야만 종이를 무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기에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속이 더 갑갑해졌다.

이 일이 발각되는 날엔,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터인데……, 대체 어쩌자고…

"대물, 넌 바보구나. 나를 발고하면 가랑은 바로 풀려날지도 모르는데."

"제가 비록 어려도 의리가 무엇인지는 압니다. 제 마음이 곧 가랑 형님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풀려날지도 모른다는 건, 못 풀려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것은 둘 다 잃을지도 모른다는 뜻과 일맥상통합니다."

사랑스러울 만큼 영리한 여자다. 재신은 그녀를 안고 싶었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도깨비 같은 놈 때문에 싱긋이 웃는 미소로 대신하였다. 선준이 그를 이곳으로 보낸 이유는 다른 위험 때문이 아니라, 이런 이유 때문인 듯 하였다.

재신은 그녀의 울먹이는 눈동자를 피해 땅을 내려다보며 싱긋이 웃었다. 그것은 자신이 빠져 있던 비참함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미소였다. 그 자신감을 담아 솜주먹으로 윤희의 볼을 툭 쳤다. 이제는 적어도 이 여자 앞에서 초라해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행동이었다.

상당한 재력가의 자제 여림 구용하.

이미 결혼한 몸이나 마음에 품은 이는 따로 있고, 기생들에게 파묻혀 사는 이다.

게다가 돈도 많지 눈치도 최고.

처음엔 여자로 의심한 윤희를 데리고 놀 생각을 가지고 대하지만, 결국 그녀의 인간됨에 빠져 우정을 나누게 되는 그다.

잘금 4인방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되주는 보기엔 가벼워 보여도 속은 깊은 이쁘장한 여림. (숭중기가 그 역에 정말 싱크로율 100% 아니 200% 다^^)

초선이 마음 아픈 것만큼 용하의 마음도 아파 왔다. 별 대수롭지 않게 봐 왔던 김 도령의 처지가 초선과 이야기 나누는 사이 깊이 있게 와 닿았다. 김윤식의 성별이 어찌 되었든 이젠 상관없다. 그동안 놀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어느덧 진짜 친해져 버린 듯하다. 그래서 만약에 여인이라면 더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사내였음 싶었다.

"으흐흐, 이런 기회는 또 없지. 어이, 대물. 그동안 쌓인 것 많을 텐데, 보복할 것 있으면 지금 하게."

"음, 평소에 이놈한테 절대 할 수 없는 짓이 뭐가 있을까?"

"야, 여림! 뭔 짓이건 했다간 봐라. 나중에 딱 그만큼 돌려줄 테다! 으읍!"

"남아 일언 중천금. 받은 것만큼 돌려줘야 하네. 어기면 미우이!"

"하긴, 그동안 양치하지 않은 자네 입 냄새가 미칠 만은 하지. 하지만 나의 애정의 깊이로 인해 조금도 불쾌하지 않으니 걱정 말게."?

"자네의 비밀은 나 혼자 소유하고 싶으이. 많은 이들과 공유하면 자네는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지 않겠나. 그건 살 떨리는 흥분감이 반감되어 싫으이."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여신이라 불려도 공감되었을 대물 김윤식(그리고 김윤희).

동생의 이름을 빌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기생의 사랑까지 받으며, 금녀의 구역인 성균관까지 입성한 그녀.

선준을 사모하는 맘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결국 뜻을 이뤄낸 그녀가 참으로 대견하고 신기하다.

잘금 4인방은 그녀를 구심점으로 해서 뭉쳐졌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타고난 능력도 있을테지만 노력이 더 많기에 결국 꿈을 향해 한걸음 나아갈수 있다.

가슴 안에 담긴 열정과 꿈도 많지만 현실이 항상 문제가 되는 그녀의 앞.

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여러 제한으로 인해 시기와 질투를 더 많이 받는 그녀다.

가문이, 재물이, 또 성별이 가로막고 있는 사회에서 과연 그녀는 사랑, 그리고 원하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박민영. 이쁘고 연기 잘하고, 그녀가 아니었다면 대물은 대물이 아니다!)

이들 잘금 4인방의 우수한 유전자와 의리, 우정 이야기만 봐도 행복하다.

그 가운데 중간 중간 들어가 있는 그들이 고뇌하는 나라에 대한 애정어린, 그리고 비판적이면서도 생산적인 토론은 그들의 왕인 정조가 그토록 원하던 그 시대 그들에게 바랬던 모습이리라.

실제로 정조 시대에 많은 인재들이 있었을것인데, 안타까운 정조의 짧은 생애가 우리 실제 조선 시대에 있은 아픈 시련이 아닐까?

오래도록 살아 개혁을 이루었다면, 지금 우리 나라는 어땠을까?

문벌, 나이를 떠나 능력있는 자, 백성을 사랑하는 자들이 백성을 위해서 살아가는 시대를 만들었다면 말이다.

같은 여자로써 성별을 속이고 그런 생활이 가능할까부터 해서 외모, 능력의 출중함은 물론 소신있는 태도가 무엇보다 부러웠던 윤희.

더불어 가랑, 걸오, 여림의 애정을 한몸에 받는 그녀가 심하게 부럽다.

성균관 박사 장박사, 유박사, 기생이지만 여자를 사랑했던 초선, 은근히 정있는 책방의 주인장 등 주변인들도 그들만의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났다. 사랑하지만 결국 집안의 반대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던 이들.

다행스러운지 모르나 우선 성균관 유생들에선 해피엔딩처럼 끝이 난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적대관계 집안 자녀들의 고뇌와 사랑, 어지러운 시대를 달아가는 각기 다른 집안이지만 나라에 대한 고민으로 젊음을 불태우는 그들의 모습이 젊은이의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그렇기에 자칫 로맨스만을 이야기하는 책에서 어느 정도 중심을 잡아준다.

기본은 로맨스, 그리고 중간에 다양한 양념들, 이 책에 빠져들만한 요소들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그 이후의 스토리를 궁금하게 하면서 끝맺는 마무리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