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이라고는 학창시절 가정시간 실습한 것이 전부인 내게

바느질의 재미를 다시 일깨워 주었던 것은 아이를 갖고 부터였다.

아이를 가졌을 당시에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터라 제대로 된 태교를 하지 못했는데

그나마 태교라고 했던 것이 손바느질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그냥 맞는 것이 미안해 배넷저고리 만드는 패키지를 구입하고서부터

손바느질에 맛들인 후 주구장창 바느질만 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손을 자주 쓰면 아이의 머리도 좋아진다고 하니 깔끔쟁이 남편도

늦은 밤까지 바느질한다고 온 집안에 먼지를 흩날리는 것을 눈감아 주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전혀 생기지 않아 미뤄두고 있다가

<리넨스타일 천연소품 DIY>의 깔끔한 책표지에 이끌려 다시 바느질을 시작했다. 

바느질 소개하는 책인데도 두껍지 않고 크기도 적당해 손바느질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책 속 소품들을 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손이 근질근질해서 손풀기용으로

책 속에서 소개하는 주머니를 한 개 만들어 보았다.

 

처음에는 북커버를 하려고 하다가 마음에 드는 천이 부족해 손풀기용으로 가벼운 것을 찾다

이것을 발견했다.  (63페이지)

마침 화장품 파우치도 없는데 크기가 적당한 듯 싶어 완성되면 화장품 파우치로 쓰기로 했다.

 

 

무엇인가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은 바로 천이다. 

가지고 있는 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영문프린트 천을 선택하기로 했다.

영문프린트지는 손바느질이 서투른 사람들의 실수를 아주 잘 가려주는 멋진 천이다. 

내가 가진 천들은 모두 린넨으로 적당한 두께감이 있는편인데

바느질 초보들에게는 얇은 면직물보다는 두께감이 있는 린넨을 추천한다.

집에 재봉틀이 없는 관계로 일일이 천 가장자리 부분을 버튼홀 스티치하는 것이

가장 고역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재봉틀을 장만해야겠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몇시간만에 완성된 완성샷이다. 

끈을 집에 있는 것으로 하려다 책에 나온 것처럼 직접 만들어 봤더니 느낌이 색다르다.

 

 

 

엄마가 된 뒤로는 거의 쓰지않아 장롱 속에 넣어 둔 색조 화장품들을 꺼내어

이 주머니에 담아둬야겠다.

조그맣게 만들어 포푸리를 넣어 화장실 방향제로 써도 좋을 것 같다.

시간내서 남편의 차안에도 넣어줘야겠다.

 

책 속 소품들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소품들이면서

만드는 내용도 잘 정리되어 만드는데 큰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책이 전해주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바느질을 시작하는데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었다.

패스트 패션이라?시대에

자신이 입고 쓰는 물건을 만든다고 한다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쉽게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옷도 환경을 해친다고 생각하면 그냥 유행만 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엄마가 되고나면 자연스럽게 자연주의를 따르게 된다. 

밋밋하지만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자연주의 소품들을 원한다면 이 책으로 한 번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