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코웬 형제의 영화로 알려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보다가 중간에서 그만두고 말았다.
긴장감 넘치고 스릴은 있지만, 차마 그 숨막히는 긴장감과 피와 총 폭력의 잔인성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 있었고 그 작가의 그 유명한 소설이 더로드 라는 것은 6월에 로드가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워낙에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여서그 책을 선뜻 책을 들 수가 없었다.

그러한 가볍고 밝고 긍정적인 영화와 책을 골라서 읽는 내가 이 핏빛 자오선을 손에 들게 된 것은  이 책을 선택한 단순한 이유는 책표지가 독특하게 예뻐 보였다.
소문대로 피와 폭력이 난무하지만,피폐한 사막에서 아이러닉하게 들리지 모르겠지만, 서정적인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책을 읽는 도중에 끝없이 미국 서부와 멕시코 국경 주변에 그 사막에 내가 마치 같이 존재함처럼 느껴졌다.
끝없는 모래 사막 속을 끝도 없이 걸어가는 소년이 머리속으로는 상상이 되었다.
답답한 마음이 계속되고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사람의 머리가죽을 벗겨 사냥해서 넘겨주면 돈을 버는 사람.
그저 상상만해도 조금은 징그러운 상황인데...
이상하게 저자의 글솜씨로 책을 읽으니 그런 기분이 별로 안 들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기를 그만둘수도 없다. 정말 독특한 마력을 가진 책이다.

누가 선이고 악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문체가 대화체 같기도 하면서 작가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듯해서
소년과 판사, 화이트 대위와 인디언들을 굽어 보고 그저 관찰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계속 들었다.
신은 그저 지켜보는 것이 그의 임무이다라고 했던 어떤 영화의 대사처럼
더 로드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전지적인 신이 이들을 그저 굽어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소설을 이렇게 여러 생각을 하면서 힘겹게 읽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그럴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계속 든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처럼 영화관 문을 박차고 나오고픈 충동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 지금은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결코 자지 않는다. 그는 켤코 죽지 않는다. 그는 빛과 어둠 속에서 춤을 추고 최고의 사랑을 받는다.
빛과 어둠 속에서 춤을 추고 최고의 사랑을 받는다.

작가도 결국은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