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사랑시

시와시학사(2004)

"마흔여덟 편의 사랑시와 한 편의 이별시"

 

자서

몇 권의 내 시집 속에서

마흔여덟 편의 사랑노래와 한 편의 이별노래를

찾아 따로 모았다.

 

마흔여덟 편의 사랑노래들이

지구를 몇 바퀴 도는 행복한 일이라면

단 한 편의 이별노래는

지구를 몇번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과 맞먹음을

알았다.

 

바람 같은 인생길에

한 번으로 족한 간절한 사랑

허리 꺽어 울

적절한 사랑 시 한편

남기고 싶었다.

 
참 좋은 당신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며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한편의 이별 시

 이별

서리 친 가을 찬물을

초승달같이 하이얀 맨발로

건너서 가네......

 시가 이렇게 좋은줄 미쳐 몰랐네요

정말이지 필자님은 말이 필요 없는 참말 좋은 당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