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조.주석수 소품 산문선

장조.주석수 지음

정민 옮김

태학사

 

달 뜨면 구름이 가릴까 한 걱정, 꽃 피면 비바람 치면 어쩌나 한 걱정 책에 좀슬면 어쩌나 싶고, 저 잘생기고 어여쁜 청춘 남녀들, 그 앞의 인생길 기구하면 어쩌나 마음이 쓰인다. 마음에 시름 잘 날이 없다.24p

 

정월 대보름엔 모름지기 호탕한 벗과 술 마시고, 단오에는 고운 벗과 잔 나누며, 칠석에는 운치 있는 벗과 잔질하고, 추석에는 담박한 벗과 술잔을 나누며, 중구절엔 뜻높은 벗과 술을 마시리라.

-계절의 분위기를 가려 격조있게 술잔을 나눌 수 있는 벗이 곁에 있기에 매일매일의 삶이 이처럼 가뜬하다.26p

 

해박한 벗과 함께 있는 것은 기이한 책을 읽는 것과 같고, 운치있는 벗과 마주함은 이름난 문인의 시문을 읽는 듯하며, 삼가고 신중한 벗을 대함은 성현의 경전을 읽는 것과 같고, 재치있는 벗과 같이 함은 전기소설을 읽는 것과 한가지다.29p

 

시로 노래하고 싶은 사람,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사물, 언제 봐도 싫증나지 않고,보면 볼수록 정다운 사람, 변함없이 내 주위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늘 곁에 두고 싶은 것들..내 삶에 활력이 되고 힘이 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