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도를 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

저자 : 사뮈엘 베케트 (Samuel Beckett/오증자 역)

출판사 : 민음사

장르 : 극본/프랑스극본

읽은 기간 : 2010.04.13~2010.04.14

 

독서 후기

- 귀차니즘...

 소위 권태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지루함...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느껴지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한가지 이상한 것은 있다...

 지루한 책들은 읽혀지지 않는다...

 지루한 연극들은 관람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지루하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주인공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고도를 왜 기다리는지도...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기다릴 뿐이다...

 그들의 기다림 속에서 포조, 럭키, 소년이 등장한다...

 1막과 2막에서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동일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1막과 2막의 그들은 다른 느낌을 준다...

 아무튼...

 등장인물 간에 개연성도...

 특이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주인공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모습은 더욱 그러하다...

 무엇을 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

 어떨 때는 가만히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할 것만 같은 기대감을 주는...

 이중적인 지루함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목표가 정해질 때는 희열과 환희에 차있지만...

 그것이 없을 때는...

 무료함과 지루함의 반복인 일상 생활...

 혹자는 고도를 신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고도를 구원으로 생각한다...

 누구는 고도를 자유로 생각하며...

 고도를 빵으로, 희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고도는 조금은 다른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고도는 인생의 목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생의 목표는 결코 기다리기만해서는 찾을 수 없다...

 내가 움직이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

 인생의 목표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꿈이...

 인생의 목표가...

 비전이...

 나를 찾아오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다...

 마치 기다리고 기다리지만...

 올 것 같지만 오지 않는 고도처럼 말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기다리기만 할 뿐 행동하지 않는다...

 말만 할 뿐 움직이지 않는다...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생의 목표를 통한 자기 실현을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들...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산업화 시대, 정보화 시대...

 바쁨의 시대에서...

 그저 지루한 일상만을 보내는 사람들...

 그런 삶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도는 내가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은 구절

- 둘은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p.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