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森崎書店の日々)

저자 : 야기사와 사토시 (八木澤里志/서혜영 역)

출판사 : 블루엘리펀트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4.03.10~2014.03.12

 

독서 후기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이 가득한 골목길을 좋아한다...

 책이 가득한 골목길 가운데 내가 찾아본 길은 두 길이다...

 부산 보수동의 헌책방 골목...

 도쿄 진보쵸 고서점 거리...

 서점이 가득 들어찬 그 길을 걸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은 그 거리 중 하나인 도쿄 진보쵸 고서점 거리가 배경인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그 뿐이었다...

 좋아하는 거리가 나온다는 이유...

 그리고 책을 읽으니 내가 선택한 이유와 크게 상관은 없지만...

 잔잔한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두 편의 이야기가 모인 책이다...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과 '모모코 외숙모의 귀환'

 두 편의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각각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두 이야기가 연결이 된다...

 두 이야기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카코는 남자친구와 직장을 한꺼번에 잃고 실의에 빠진다...

 어느 날 외삼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그 때부터 모리사키 서점의 2층에서 살게 된다...

 실의에 빠진 상태이기에 매일의 삶은 잠의 연속이다...

 몇시간씩 자고...

 서점은 간간히 돌보는...

 그런 삶 가운데 우연히 접한 책을 계기로 모리사키 서점의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간다...

 그 후로 다카코는 책으로 둘러싸인 거리에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한다...

 뜬금없이 돌아온 모모코 외숙모와도...

 여행을 통해...

 여행 가운데 깊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위로한다...

 그 위로 가운데 삶 속에서 만나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발견해 나간다...

 일본 소설 특유의 잔잔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격동적인 스토리나 빠른 전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한 동네 사람의 이야기일 법하다...

 하지만이 소소한 일상이 주는 재미가 인상적인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향력의 부분이다...

 실의에 빠진 주인공에게 영향력을 끼친 것은 다름 아닌 책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손에 잡힌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한다...

 그제야 자신이 살고 있는 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삶이 힘들 때건, 삶이 즐거울 때건...

 책 한 권의 영향력이 엄청날 때가 있다...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성이 변화될 수도 있다...

 나 역시 삶을 돌아보면 그 동안 읽은 책들에서 많은 영향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책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가운데 그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나지 않는다...

 주인공이 발견하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생각을 닫는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덮으며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앞으로 내가 읽을 책들이...

 늘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길 말이다...

 

인상깊은 구절

- 책을 통해 이런 멋진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왠지 지금까지의 인생을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나는 더 이상 게으르게 자고 또 자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잠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대신 외삼촌과 가게를 번갈아 보면서 내 방에서든 카페에서든 책을 읽었다.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