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레몬 (分身)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권일영 역)

출판사 : RHK

장르 : 소설/일본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3.11.01~2013.11.03

 

독서 후기

- 지난 추석 이후 거의 한 달 여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었다...

 한글 제목은 '레몬'이지만...

 원래의 제목은 '분신'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메디컬 스릴러라고 하면서...

 '분신'이라는 원제를 생각한다면 대충 내용은 파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 책의 원제를 먼저 찾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예상이 배제된 채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자라난 마리코...

 그리고 홀어머니와 함께 자라난 후타바...

 모두가 자신의 삶에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쫓아 원인을 찾아 나선다...

 공교롭게도 모두 출생의 과정에 비밀스런 사건이 있음을 파악하고...

 결국은 서로가 닮음의 차원을 넘어선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흔히 발견하는 SF 영화의 소재라고 할 수 있는 클론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몇년 전 우리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던 황우석 박사 사건을 비롯한...

 인간복제라는 문제는 과학적인 차원을 넘어서 윤리적인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인간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느냐는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인간이 인간을 창조하느냐가 아닌...

 클론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체성에 혼란이 있는 사람은 평안한 삶을 살기 어렵다...

 이 책에 나오는 마리코와 후타바 역시 마찬가지다...

 클론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이 세상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은 유일한 인간이라는 것에 가치를 느낀다...

 그런데 그것이 깨져버린다면...

 결국 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이유였다...

 물론 이 책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찾고 만나면서 어느 정도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짓지만...

 나의 마음 속 한켠에는 이것이 진정한 해피엔딩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계속 머리속을 맴돈다...

 그렇다...

 사람은 하나님의 영역에 침범해서는 안된다...

 사람의 창조라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나님의 영역에 침범한다면...

 결국은 불행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한 것도 있지만...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인상적인 책이었다...

 역자가 해설에서 이야기하듯 이 책은 1993년에 발행된 책이다...

 그때부터 이런 클론이라는 소재를 다룬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 책의 구성 또한 마음에 든다...

 마리코가 주인공인 에피소드와 후타바가 주인공인 에피소드가 번갈아 등장한다...

 번갈아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마리코와 후타바를 주인공으로서 동일시 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을 덮기만 했을 뿐인데...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만나게 될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또 기대된다...

 

인상깊은 구절

- 쌍둥이의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더 단순하게, 일반적인 부모와 자식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그들도 분신 관계다. 그런데도 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p.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