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저자 : 백승선

출판사 : 쉼

장르 : 여행취미/기행문

읽은 기간 : 2013.05.12~2013.05.14

 

독서 후기

- 오랜만에 In the Blue 시리즈를 읽었다...

이 책은 조금은 특이한 책이다...

지붕을 찾아 떠난 유럽 여행 이야기다...

제목에서 나타나듯...

이 책의 주인공은 지붕이다...

이 전에 읽었던 In the Blue시리즈가 한 도시나 한 나라를 여행한 책이라면...

이 책은 지붕이라는 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도시를 여행한 이야기이다...

신기하게도 한 도시의 지붕 색깔이 모두 같다...

붉은색, 그리고 잿빛이다...

아름답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하다...

오래된 느낌이 나는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다...

색깔과 재료 형태는 모두다 비슷비슷한 지붕이다...

그런데 각각의 지붕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지붕이 낡아 수리를 해야 할 때...

그 지붕에 닿는 수리공의 손길은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인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준다...

인상적인 지붕은 파리의 지붕이다...

파리의 지붕은 붉은 색이 아니다...

회색, 잿빛이다...

어떻게보면 삭막하게 느껴질 듯한 색이다...

하지만 그 잿빛의 지붕 곳곳에는 붉은 굴뚝이 있다...

방의 갯수만큼 존재하는 붉은 굴뚝...

빼곡한 지붕에 빼곡히 들어선 굴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치 나 때문에 잿빛 지붕이 어둡게 느껴지지 않을거라 외치듯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겐 아쉬움을 조금 안겨주는 책이었다...

주제가 주는 한계 때문이다...

지붕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지붕은 결코 거리에서는 볼 수 없다...

지붕을 보기 위해서는 지붕보다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려다보아야 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사진은...

그 도시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게 해준다...

그 도시의 경치를 보게 해준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보는 사진은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지 못한다...

사람들은 지붕 위가 아닌...

지붕 아래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느낄 수 없었다...

그 도시를 그저 바라만 볼 뿐...

그 도시와 함께 숨쉬고 그 도시와 함께 걷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이런 것은 여행 스타일의 차이일 것이다...

난 경치보다는...

삶을 느끼는 여행을 좋아하니까...

이러한 아쉬움이 있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아름다움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상깊은 구절

-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그곳엔 항상 나와 닮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들과의 만남. 그것이 여행의 시작이고, 여행의 전부임을 깨닫는다.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