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むかし僕が死んだ家)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이영미 역)

출판사 : 창해

장르 : 소설/일본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2.02.26~2012.02.26

 

독서 후기

-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을 읽다보면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이 글도 그랬다...

 이 글은 배경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등장 인물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남자 주인공과 사야카라는 이름의 여자 주인공 이 둘 뿐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간은 단 이틀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도 집 한채이다...

 한 남자에게 걸려온 전화...

 7년전에 헤어진 애인...

 한 곳으로 찾아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

 그곳은 외딴 집이었고, 그곳을 뒤지면서 전개되는 이야기...

 이야기의 배경이 한정적이어서인지...

 해결책을 위해 제시되는 단서 역시 한정적이었다...

 유스케라는 소년의 일기장...

 이 일기장을 읽어가면서 이 집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추리하고...

 그 추리를 통해서 여자의 기억을 되찾아간다...

 히가시노 게이고 답게 아주 한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야기를 잘 이끌어간다...

 그리고 일종의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그 공감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억과 후회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보고 싶어한다...

 추억,발판,거울이라는 단어를 핑계삼아...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려 한다...

 하지만 모든 과거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어떤 과거는 차라리 기억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도 있다...

 그 과거 때문에 더 고통스러워하고 더 아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찾고 싶어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사야카가 과거를 기억해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과거를 몰랐더라면 과거의 상처를 잊은 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든다...

 과거를 기억해 냈기에 다른 삶을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아를 찾음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

 이 책의 결말에 과거를 찾아낸 사야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저 간결하게 이혼 후 만나지 못했다는 이야기 뿐이다...

 한정된 배경 속에 한정된 내용의 사건이지만...

 한정이라는 단어 속에 자아라는 깊이있는 내용을 다룬 책이다...

 책 속에 '한 홉 들이 잔에는 한 홉들이의 술이 들어간다'는 글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은 한 홉들이 배경 속에 한 사람의 자아가 들어가는 그런 책이다...

 

인상깊은 구절

- 그리고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곳에 누워 있을 게 분명한 자신의 사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하는 것일 뿐. (p.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