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의 후예 人’편은 天, 地, 人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파란만장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만큼 전쟁이 많았고 그 와중에서 보여준 연합작전, 그리고 뛰어난 전술, 왕에서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가 된 백제의 마지막 몸부림은 우리조상들의 뛰어난 역량과 기개를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어보인다. 

서쪽과 남쪽의 여러 나라를 평정하고 북쪽으로 군사를 돌려 투르크까지 굴복시켰던 막강한 싀가 고구려로 쳐들어오자 적은 수로 30만대군을 물리쳤던 강이식 장군도 깊은 여운을 남겼고, 100만대군을 물리쳤던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을 접하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막강했던 싀도 리옌의 거병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중원을 통일해내는 리옌의 모습을 보면 역사의 흐름은 일정한 흐름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물론 그런 과정이 싀와 당에만 해당됐다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이러한 악순환은 분명 존재했고 또 그런 악순환으로 인해 각 나라들마다 쇄락의 길을 걸었던 것을 보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 시대가변해도 사람의 욕심은 변함이 없음을 느끼게 된다. 

또한 백제, 고구려, 신라, 야마도, 그리고 싀와 당 등 서로간에 얽혀 전쟁을 일으켜 영토를 뺐고 뺏앗는 등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익히 알려진 인물 미실이 유년시절부터 성장해가는 과정을 신라의 성장과 비교.분석하면서 읽으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김유신과 김춘추가 격동의 세월을 견디면서 가야, 백제, 고구려 등 한반도 내부에 있던 제국가들을 차례로 멸망, 병합시키고, 당나라 군대를 한반도에서 축출하여 통일을 달성하는 모습도 눈여겨봐야 한다. 환단의 후예 전편을 읽으면서 가장 기대하고 읽었던 부분이고 그만큼 힘든 과정을 마치 함께 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환단의 후예 人’편은 이런 급박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미실의 이야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선화공주와 부여장의 서동요, 원광법사와 세속오계등 잔잔한 일화들도 함께 싣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중국 동북부지방과 한국·일본에 분포했던 동이족, 작은 읍락국의 모습에서 벗어나 고대국가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며 때로는 희열을 느끼게 하고, 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기근으로 때로는 아픔을 느끼게 하는 등 희망과 시련으로 이루어진 것이 바로 오천년에 이르는 우리의 역사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기쁨과 슬픔 때로는 아쉬움도 남겼지만 6권에 이르는 ‘환단의 후예’를 읽고나니 그 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견뎌준 많은 역사속의 인물들 덕분에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