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의 아들 환웅이 내려와 웅녀와 혼인을 하고 웅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단군왕검이다. 이것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인 ‘고조선의 신화’의 시작이다.  ‘환단의 후예 天’ 편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족국의 모습에서 서서히 고대국가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과정과 영토확장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환단의 후예 天’편은 가야국의 뇌질청예(김수로)와 스쿠나의 대결로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철을 다루는 기술이다. 수로왕과 일곱왕자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 기술이 뛰어난 자는 곧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첫 번째 요건이기도 했으며 철 기술이 뛰어난 국가가 영토확장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天편 중에서 1권은 주로 가야국의 인물들이 철을 다루는 기술과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수로왕이 아유타왕의 딸을 아내로 받아들이는 이야기, 주몽과 소서노의 고구려 건국, 그리고 유리로 인한 온조와 비류의 백제 건국 등 다양한 일화들로 이루어져 재미를 더한다.

2권은 금관가야의 김수로왕이 황옥공주와의 혼인으로 태어난 일곱 왕자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금관가야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일곱 왕자들이 장유화상에게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상세히 그리고 있고, 그들의 자손들이 다시 히미고와 손을 잡고 야마도를 평정해 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생각하는 일곱왕자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만, 아직 고대국가서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실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단의 후예 天’편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세력을 키우고 또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상하좌우로 뻗어가며 영토를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모습들, 어떤 일이든 겁 없이 그리고 거침없이 해 내는 모습에서 환단의 후예들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지면을 할애해 삽화를 넣고 간략한 지도를 넣었기 때문에 글의 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명에서부터 이름 그리고 관직에 이르기까지 예전에 사용했던 그 명칭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 스토리로 엮어냈을지 짐작케한다. 또한 ‘환단의 후예 天’편은 가야국을 비롯해 인도, 한반도, 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스케일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점도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 나라의 신화 혹은 그 나라의 형성과정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이야기하는 똑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다소 식상함을 느끼게 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