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한테나 똑같이 흐르는데 그걸 무엇으로 재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나 보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로 그 시간을 느끼고 싶다면 초속 5센티미터의 속도로 시간은 흘러간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 생각하는 시간, 언제 만날지 알 수 없는 그 시간을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로 생각하고 싶은 애니메이션.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타카키가 멀리 이사를 가게 되면서 아카리와는 만나기 힘들게 된다. 폭설이 내리는 어느 날 전차가 연착하고 정지하게 되면서 아카리를 만나러 가는 타카키에게 그 시간들은 아마도 한 그루의 나무에서 떨어지는 벚꽃잎들이 쌓이는 시간보다 더한 아름다움이 아닌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차창 밖으로 휘날리는 벚꽃잎같은 눈을 바라보며... 그리고 만남은 짧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점차 성장해 버린 그들을 아니 타카키를 다른 환경에서 보여준다. 어리다고 볼 수 있는 두 캐릭터의 성숙한 사념들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물론 어른이라고 성숙한 사랑을 하는건 아니지만...빛과 어둠을 대비한 영상들이 매우 산뜻하고 예쁜 애니였다.

세번째 이야기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타카키는 매우 건조한 생활을 하는 듯 보여준다. 여자친구도 있지만 그 여자친구가 하는 말을 빌리면 몇 년을 만났어도 1센티미터정도밖에 가까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아니 2센티미터였나? 어쨌든 그게 그거다. 타카키는 계속 아카리를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계속 기다리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실상 그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카피에 대해 정말 만나고 싶다면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로 기다릴게 아니라 벚꽃이 휘날리도록 뛰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