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을 닫기.에서부터

 덥다.

집의 모든 창들을 닫고 에어컨을 켜기로 결심한다.

무심코 내다본 창밖 풍경, 미풍조차 불지 않는지 꼼작도 않는 나무들과 8동의 빡빡한 현관문들에 그만 더위가 더해진다.

게다가 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그 철문들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이 새삼 사람들의 마음의 문.같이 느껴지고 만다.

문득 그 음악.들이 듣고 싶어진다.

 

 

#.내 마음의 문을 열어보기.

얼마전 친정에서 씨디 세장을 가져왔다.

제목이 오픈 유어 마인드!!!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을 했다면, 난 오히려 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꽁꽁 숨어버렸을거다.

혹 애교스럽게 플리즈...라는 말을 덧붙였다 하더라도.

....

하지만 음악은 다른거같다.

때론 수 많은 말보다도 위로가 되어 마음 따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귀에 꽂힌 선율 하나에 하루 종일 흥얼거리거나 마음 들떠 이유 없는 웃음이 번지기도 하며.

뭔지 모를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혀 보기도 한다.

음악에 치유의 능력이 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거다.

 

씨디의 내용은 이렇다.

 

DISC01. 마음을 열어주는 음악 -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클래식

DISC02. 행복을 열어주는 음악 - 삶에 희망을 주는 클래식

DISC02. 행복을 열어주는 음악 - 삶에 희망을 주는 클래식

클래식이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짧막한 글귀, 그리고 사진과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DISC1.과 DISC2.는 굉장히 친숙한 곡들이 많다.

책을 읽으며 이 부분만큼은 잊고 싶지 않아서 밑줄을 긋고, 그것도 모자라 수첩에 따로 적어둔 구절들이 모아지다 보면 수 첩 한 권이 다 채워지듯. 평소 좋아하는 곡들이 알차게 담겨 있어 참 좋다. 하지만 역시 가장 마음에 드는건 DISC3.이다.

 

진정한 파도타기 선수는 인공 파도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자연 파도를 더 좋아한다지 않나.

평소 음악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음... 약간은 익숙하지 않은 DISC3.이 가장 매력적인거 같다.

자연의 소리와 음악이 어우러져서 눈을 감고 음악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면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즐거움이 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듣지 않아도 되는 씨디다. 듣다 보면 저절로 열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주제별로 분류되다보니 빠른곡 느린곡이 섞여서 곡의 여운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는 면이 없지않아있다. 또한 느낌이 있는 사진이 좀 더 많거나, 아님 부록이라도 있다면 더 마음의 움직임이 커질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코팅지가 아니라 몇 번 들춰보다보면 쉬이 헤질것도 같다. 무광택코팅지.라면 좀 더 근사해보일수 있을텐데. 음악에 비해 포장이 참 소박해서 또 아쉽다.

 

 

문득,

이 씨디 속 음악들로 인해서 에어컨 바람보다는 창문을 활짝열어 비록 차진 않지만 뭔지 모를 여름 냄새가 섞인듯한 밤바람. 자연바람이 그리워진다.

내 마음의 문, 그리고 타인의 문도 노크하는 용기. 그 용기.가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