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오룡 지음│출판사 다우 刊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 대한제국의 이름으로 우리도 참가 했었다니 금시초문이지만
대견스럽긴 하다. 인류 문명사를 단적으로 표출하는 엑스포에 만시지탄이지만 G20에
껴들 수 있는 싹수와 조짐이 있었던 셈이다. 엑스포는 매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
와 그 사이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인정 엑스포로 양분돼 있다는 데.

 

우리는 인정 엑스포를 대전에 이어 두 번 개최 중이란다. 다시말해 정규직이냐 비정규
직냐다. 국제박람회기구인 BIE가 공인한 박람회인 여수 엑스포는 미디어에서 떠들기를
월드컵에 올림픽과 더불어 3대 이벤트라는 데 솔직히 실감이 안간다. IT 시대에 해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박람회CES 대회와 이런저런 영화제 등에
가려 빛바랜 엑스포가 국내용 박람회로 그치지말길 바랄 뿐이다. 

 

19세기 중반 기세등등한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선포된 런던박람회, 나폴레
옹 3세의 파리박람회 등 유럽 열강이 경쟁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국제
주의와 동시에 민족주의를 고창하려는 의도가 짙었다. 마치 근대의 제국주의의 발흥의
역사를 보는듯 하다. 게다가 오스트리아 빈박람회에 이어서 유럽의 반대편의 아메리카
신대륙의 강력한 신흥세력인 과학 기술 경제력과 개척정신이 배인 자본주의의 나라 미
국이 대두하는 신호탄이 되었으니 대단한 잔치였으리. 

 

어쨌거나 1970년에 오사카 박람회를 구경할 기회가 있었던 독자는 금석지감을 느끼며
그 당시에 과연 우리는 이들을 따라갈 수나 있는 것인가 하는 우국지심으로 밤새 고민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이사 딱히 일본이 부러울 것도 없는 셈이지만 말이다. 인류역사
의 발전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고찰한다는 이 엑스포 전시장 책을 물실호기로 읽기
를 잘한 셈이다.

 

저자 오룡 교수는 엑스포의 비하인드 역사와 디테일 탐구로 현대문명의 근원과 진화를
이룬 엑스포를 한 권의 책으로 조감할 수 있게끔 잘도 엮어났다. 여수 엑스포에 내려갈
때, 꼭 챙겨 갈 머스트해브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