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전쟁                             

김원익 지음│도서출판 알렙 刊

 

어려서부터 읽던 그리스 신화는 스토리 전개는 대체로 같으나 작가마다 해석이 제각기
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 준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르도토스마져 페르시아 전쟁
을 신들의 전쟁의 영역으로 감정이입했다. 해서 자신들의 우월의식을 부각하려는 거다.

 

A.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것은 인류사 전체를 아우르는
카테고리를 설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개념이다.  그리스 신들은 전쟁을 좋아하지만 그
리스 신들은 추접하기도 하다. 패륜은 인간을 방불케 한다. 허접한 신들이지만 인간성의
원형질을 에두른 게 아닐까.

 

세계 4대종교는 죄다 동방 출신이다. 예수, 붓다, 마호메트 등 싸움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아마도 리차드 도킨스식으로 표현하면 만들어진 신이라 그럴 게다. 어쨌거나 이 책의 본
질은 아니니까 일단 치지도외 한다. 그리스 신화의 내용은 방대하다. 사랑 배신, 질투, 살
육, 파괴, 폭력 등등 인간사의 모든 실행 가능한 행위들이 펀더멘탈로 담겨 있다.

 

그리스 신들의 행위와 원형은 결국 전쟁으로 귀결된다.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는
토인비나, 그리스 신들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며 그리스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와 아레
스를 정의와 불의의 대척점으로 카테고라이즈해서 인간적 영웅들을 대입해 모든 전쟁의
본질을 읽으려 한다. 독자는 그저 따라 읽으면 되게끔 잘 써진 희랍신화 책이다.

 

테세우스는 고구려 신화의 유리왕자와 흡사한 여정을 겪는다. 편모슬하에서 성장해 부왕
을 찾아가는 여정이 고구려 2대 왕 유리와 설정이 똑 같아서 자못 흥미롭다. 출생의 비밀
이 동, 서양 신화끼리 무슨 맥락이라도 통하는 건지. 아쉬운 건 책에 실린 이미지들이 왜
온통 흑백 투성인지. 신들의 전쟁은 아니, 영웅의 전쟁을 책장에 빌트인 해야될 성 싶다.

 

저자 김원익은 문학박사에 신화연구가로 대학에서 그리스 로마 문화의 이해와 신화구조
론을 강의하는 석학이다. 역서와 평역과 저술도 죄 신화에 관한 필모그래피로 신화학(이
라는 학문이 있다면)의 태두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 다음 번 신화 책도 乞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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