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이덕일 지음│역사의아침 刊

 

저자 이덕일 소장의 조선 중기 역사를 보는 프리즘은 유별나다. 별다르기도 하지만 정곡
을 찌른다. 자못 싱그럽다 못해 예리하다. 역사를 흩어보는 관조는 전수 인스펙션 수준이
니 말은 더 해 뭐하랴. 그래선지 역사를 색다르게 리서치하고 탐구하려는 취향의 독자들
이 잘들 꾄다. 사실말인즉슨, 개혁군주 정조를 울궈 먹는 데 식상해지지만 그래도 좋다.

 

전제군주의 거버넌스는 절대적이다. 세자를 죽일 수 있는 절대 권력을 쥔 부왕이 그랬다.
과문의 탓이지만 처음 듣는 '삼종' 이라 해서 효종 현종 숙종의 3대의 혈맥으로 그 세 임
금을 말한단다. 소현세자의 수상쩍은 죽음으로 인조의 차자인 봉림대군이 즉위하니 그가
삼종 혈맥의 시조가 된다는.

 

반정으로 왕에 오른 인조는 의심이 많아 연산군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서라도 장손인 석
철을 배제하고 봉림대군으로 계승케 한다. 결국은 1, 2차 예송논쟁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조선조 최악의 왕일 수도 있는 인조가 왕위를 위협받는다고 소현세자를 독살했다는 것이
나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가 왕위를 위협한다고 가둬 죽인 것은 역사의 미스테리다. 혹자는
조선 3대 성군으로 세종·영조·정조를 꼽는다니 이 무신 역사의 파라독스인가.

 

사도세자는 부왕과 생모와 장인과 마느라에게서도 철저히 배척당하는 고립무원이 된다.
사도세자는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까지 당한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막장 드라마나 뭐가 다르랴. 아무리한 권력의 논리라 해도 친직계 가족들에게 패륜
적으로 철저히 이지메 당해서 뒤주에서 죽는 다는 건 세익스피어가 탐낼 비극의 소재가
아닌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굶어 죽었다는 역사는 팩트이니 어쨌든 더러운 역사다. 퇴~

 

사도세자가 꿈꾼 이상에 대한 어젠다를 끊임 없이 제시하는 이덕일 소장의 역사는 통렬
하다. 그의 왕성한 필모그래피는 연이어 생성되고 있으니 그를 사계의 아웃사이더라고
는 티끌만큼도 생각치 않는다. 외려 연구성과가 빈약한 주류 강단 사학자들이 尸位素餐
에 연연치 말고 사학을 고인 학문으로 방치하지 말기를. 역사도 엔터테인멘트면 좋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