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철학의 교실                                  
오가와 히토시 지음 안소현 옮김 파이카 刊

철학 책이다. 일본인들은 뭐든지간에 간단하게 에센스를 요약하는 기술은 빼어낫다.
저자 오가와 히토시 덕분에 두려움마져 갖게하는 철학이 더이상 블랙보드정글은 아
니다. 저자는 아주 심플하게 고금부터 이름난 철학자들의 요체를 정리 수납해 놨다.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존재, 흥망과 성쇠, 돌출과 생략 등의 문제 의식으로 깊은 고
민을 한 번 쯤 안 해 본 현대인은 없다. 열락과 회의, 공유와 사유, 도덕과 정의를 놓
고 사색에 빠져봤지만 명징한 해답은커녕 의문만 잔뜩 늘어나는 골치 아픈 것이 철
학이 아니던가,  게다가 사주 운명 재수까지도 철학의 명함을 들이대는 혼란으로 당
혹해 하기 일수다. 

이럴 때, 저자는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몸소 실천하며 공공 철학과 정치 철학이라는
기치를 내 거는 현직 시청 공무원이다. 그는 철학 카페를 열어서 시공간을 초월해서
하이데거를 불러 들여서 인간의 삶의 방식과 본래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 토크talk
프로 형식으로 강의를 듣는다. 죽음의 불안을 없애는 철학적 논리를 이해하며 '철학
은 죽음을  연습하는 행위' 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에 연결 시킨는 등, 저자
오가와 히토시는 철학의 앵커 역활을 하는 셈이다. 철학의 이해의 외연을 확대하는
꽤 괜찮은 방법으로 나머지 13 명의 대철학자를 교실로 불러들여 철학 수업을 한다.

저자는 하이데거, 헤겔, 칸트, 메르로-퐁티, 레비나스, 아렌트, 룰스, 플라톤, 알랭, 푸
코, 마르크스, 사르트르, 니체 등 열세 분의 기라성같은 철학계의 고승대덕들을 사안
별로 철학 교실에 초치해서 말 보태가며 정리해 준다. 그 뻔쩍거리는 철학자의 반열
의 맨 뒤에 자신을 장치해서 종합적으로 크로징하는 쎈스를 보여준다.

그 철학의 산책이 EZ하고 오유傲游하지만 경쾌하다. 이쯤되면 무겁고 구닥다리 철학
도 엔터테인먼트가 된다면 지나친 견강부회일까. 어쨌든 쉽게 가는 게 좋은 것이다.

철학의교실, 하이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