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디자인               

펄 로저스 지음 조원호 옮김 미술문화 刊

20 세기 디자인 아이콘 연표에 오른 고전적인 모델이 총망라된 50인 디자인 잇북이다.
디자인은 보기 좋고 느낌 좋고 빠르게 반응하고 심플하고 멋드러져야 한다. 문화적 충
격을 넘어서는 예술적 충격이며 더 깊어지는 디자인 충격에 전율감마져 들 게한다. 책
을 읽고는 드문 일이다.

저자 폴 로저스는, 영국 에딘버러 네이피어 대학교 크리에이티브 인더스트리스 스쿨의
디자인 감독 교수다. 물론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획득했으며 '디자인의
영감','디자인의 경계를 넘어서' 등 100 여편의 필모그래피가 찬란하다. 옮긴이 조원호
도 영국왕립미술대학교를 나와 디자인에 천착하는 만큼 매끄러운 번역에 신뢰가 간다.

50인의 대표작을 소개하면서 군데군데 디자인 사조에 대한 설명이 충실하다. 차제에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영역 구분을 숙지하였으며 미니멀리즘의 이해의 폭을
확대하는 데에 일조를 한다. 그밖에 1930년대의 유선형은, 스타일링이라는 개념을 유
도했고 폭풍처럼 디자인에 응용되었단다.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독자들에게 주옥같은
콘사이스로 아카이브로 활용될 BIG IDEAS 시리즈다.

현대 디자인 라이프는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우리네 추사의 세한도를 따라 올 오브제는
없다다. 비우고 치우고 버려 없애고 여백을 극대화한 세한도의 구도야말로 미니멀리즘
의 극치라 하겠다. 우리 조상이 대단한 디자인적 예지를 갖추고 보여 주는 게 어디 한
두갠가.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디자인에는 아예 끼질 못했다. 아마
우리 국력이 왜소하고 시시하던 시대의 선택이니 그러리라.

최근에 한국 대학생들이 최근 몇 년간 잇따라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을 휩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세계3대 디자인 상
인 iF· Reddot· IDEA에서 100개 입상작 중에 24개를 차지했으니 가히 코리안 영파워다.
면면히 내려오는 민족적 DNA에 G20나라답게 디자인도 국격에 정비례한다는. 디자인은
곧 아트이며 국력 신장의 모멘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