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 - 건축가 김원 편        

이용재 기획 도미노라이프 지음 도미노북스 刊

저자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두 번째로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원의 인터뷰를 단 한
자도 고치지 않았단다, 그도 그럴 것이 비교하기 시작하면 본질이 변질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김원실록이라며 넉살 좋은 이야기로 책장을 펼치게 한다.  독자가 과문
한 탓이겠지만 김수근 김석철은 익히 알고 일본인 안도 다다오Ando Tadao는 알아도 솔
직히 김원이라는 건축가는 전혀 몰랐었다. 매우 미안하게도.

뿐만아니라, 김원이 김수근 건축연구소 연구원 출신이라는 것과 세계의 건축가 101인에
선정 되었다는 거의 건축사의 기념비적 존재라는 것도 알 턱이 없었다. 김원의 필모그래
피와 건축적 사유와 실재가 빼어났다는 것도 몰랐으니 더 말은 해 무삼하리오. 미안타~!

각설하고, 김원의 건축물은 각이 살아있다. 첨예하다 싶을 정도로 각지고 모지고 예리하
다. 들판에 장치해 놓기에는 좀 민망하다. 벌교 벌판에는 초가 지붕처럼 두루뭉실할 정도
로 포근한 면은 없다. 뭐든지 찌를 태세다. 아마 파르티잔들에게 시달려 그럴 거다'싶다.
그러나 예리하지만 예사롭진 않다. 김원을 폄훼 하고픈 생각은 일절 없으나 그저 작품을
둘러 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넉살좋고 지식도 말도 많은 이용재가 반해 넘어갈만 하다. 척봐도 김원은 천주
교 성당을 다 다르게 많이도 세웠다. 에스파냐인지 바로셀로냐인지에 잔뜩 널려 있는 가
우디의 작품들과는 사뭇 대칭적이다. 김원의 구조물은 장식성은 배제한 채 각과 쿠푸왕
의 삼각형과 직선의 크로스로 표현할 거 다 표현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신세계관이 그짝
이다. 뾰족한 걸 밝히는 건 가우디나 김원이나 고딕 건축물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겔까
찔를 정도로 뾰족함은 성당 건축물에 꽤나 즐겨 쓸 구도인가 보다. 의연해 보이고 하늘과
맞닿을 수 있으니 그러리라.

잘 지어진 건축물 보는 건 확실히 매력적이다. 부르넬르스키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나
로마의 판테온이 주는 빈티지한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김원의 건축물은 겉절이 같
이 새록새록하다. 명동성당이나 성공회는 가끔은 결혼식때문에 가봤지만 그 로마네스크
와 아치가 절묘한 주교좌 성당을 김원이 한 치의 훼손도 없이 원본을 넘나들게 증축하였
다니 그제서야 존경스럽다. 진즉 책의 에피타이저로 올렸으면 좋잖았겠나.

아무튼 남자에게 좋은 건 확실한데 뭐라고 표현하기가 까칠한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연작을 다시금 乞 기대한다

김수근, 김원, 김석철, 문화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