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관의 눈으로 보다           

백범훈 지음  주)늘품플러스 刊

중국은 벼라 별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거대한 대륙귝가이며 13억의 인구 대국이다
중국은 엄청남 볼륨감으로 경우에 없는 짓거리를 자행해도 견제가 불가능한 나라다.
그들은 분열과 통합을 거듭하며 팽창해 온 공산국가이며 시장주의인 요상한 나라다.
중국은 여러모로 불편한 이웃이다.  좋았던 기억이 거의 없는 계륵과 같은 이웃이다.

그런 중국을 외교관의 냉철한 시각으로 겪으며 들여다 본 산 중국의 레시피쯤 된다.
국경을 맞닿고 살아 온지 4000년이 넘는 서로를 부정할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입
장이다. 차제에 그들을 십분 이해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매뉴얼로 그득한 텍스트 책
으로 손색이 없다.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신선도 좋은 생생한 상비책으로 맞춤하다.

중원의 흡인력은 그야말로 블랙홀이다. 중국을 제패한 북방민족인 흉노 여진도 몽골
말갈도 오히려 중화주의에 빨려 들어가fade out 동화돼 버리기 일수였다. 우리도 고
구려 광개토대왕이 중원을 정복하지 않은 게 얼마나 역설적인 다행인가.  물론, 결과
론에 입각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우리네 고유의 정체성은 중국이 제아무리 잘나가고
힘이 쎈들 그들의 질서에 묻혀 살 생각은 추호도 없는 백의민족이다. 다문화는 무슨. 

오늘날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에 경이적인 경제성장과 전래문화적 오기를 부리며 G2
의 위치를 공고히 해가고 있다. 어쩌면 세계문명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새로운 문
명 패러다임의 주축으로 대두되고 있는 싯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샌드위치적 지정학
적 위치에 처해 있음에도 중국을 너무 모르고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피상적으로 겉
핥기에 그치고 있는 때에, 저자의 현미경을 들여다 보는 예지와 외교관으로서의 경륜
을 타설해 용중의 지침을 제시해 주니 천만다행이겠다.

상해 주재 영사관의 영사 세 명이 리얼타임으로 중국 여자와 마타하리적 애정행각의
청와대를 비롯한 전화번호 등을 건네 주었다는 뉴스로 온통 시끌법석해 보통 속상한
게 아니다, 물론 외교관도 외교관나름이겠지만 항상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우리 외무
관료들의 행태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닌 차에 오비이락으로 접하게 된 이 '외교관의
눈으로 본 중국' 은 다소나마 실망을 덜어 주었다. 저자는 필경 외교관의 전범이리라.

이 책은 동아시아 전반에 관한 아카이브이며 현대 중국을 구성하는 다민족의 문화 여
행서로도 매우 훌륭하다. 저자는 인문 역사의 범박함을 뛰어넘는 해박함으로 빛난다.
필히, 가정 상비책으로 서가 전면에 꽂아두고 수시로 뒤져보는 자료집으로도 매우 흡
족하게 매김해 둔다.

중국외교관의눈으로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