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문학의 전설과 마주하다 /

장영희 외 지음 중앙books 刊

참 독특한 발상이다. 스물다섯 명의 문학의 기라성들을 썩 괜찮은 문학을 지향하는 25명
의 글쟁이들이 가상으로 만나는 인터뷰를 하는 패턴이다.  물론 환타지는 아니다. 문학과
예술의 현역 멘티가 존경하는 전설로 굳은 이름만 들어도 가 슴이 뛰는 자신들의 멘토들
을 가상의 공간으로 초치하여 임의적인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년전에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영원히 잠든 장영희 교수는 그 지독한 운명에도 굴복하지
않고 의연하고도 말간 모습만 보여 주려고 애쓴 이면에는,  신에 대한 그 기막힌 불공평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삭히고 있었음이 감지된다 왜 안그렇겠는가. 허먼 멜빌의 모비딕의 에
이허브 선장과 가상대화로 표출하는 故 장영희 교수의 감정이입의 아픔이 절절히 배어나
먹먹해 진다.

미당 서정주를 부른 것에 딴지를 걸고 들어간다. 그의 탐미주의적 시어는 웅숭깊기로 소문
이 났지만 그의 부일행각도 당찮기는 그게 그 거다 시대 탓으로 돌리기도 하겠지만 윤동주
는, 한용운은 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아세阿世하지 않고도 민족의 가슴을 뒤흔드는
명시를 남겼는 데, 당신은 뭐냐고 장석주 시인과의 가상대화에 뛰어들어 호통치고 싶었다.

그러나 이내, 이문구와 시인 유용주의 토속적이고 맛깔스런 구어체 이야기로 평정심을 찾
게 된다.  소설가 정영문이 40 줄에 들자마자 폐결핵으로 요절한 프란츠 카프카를 만나러
프라하에 가서 글쓰기는 내 고통울 둔화시킨 삶의 방식이라는 이야기에 문학의 박비향을
흠향 한다.  또한 소설가 정찬도 카프카와 펠리체와의 약혼과 파혼 약혼 또 역혼을 거듭하
는 '변신' 을 철저한 고독을 갈망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카프카는 먼 극동의 소설가의 입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이 글쓰기라 고 우겨댄다.

또 아동문학가 김진경이 우리네 조상의 원형질인 金哥를 도깨비로  불러 낸다. 고대에 부터
쇠붙이를 다룬 가야나 신라의 대장장이들이 편의상 붙힌 성씨가 쇠金 자 김가다. 근래에는
경주 안압지에서 발굴된 귀면와 鬼面瓦 도깨비 문양을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의 서포터즈가
사용하고 있기에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로서 철을 다룬 민족의식을 문학의 한 방법으로 고취
하기에 또 좋았다. 참 독특한 문학의 장르로 발전시켜도 될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