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음악세계 刊

공연 가는 걸 밥먹듯 좋아하는 방송국 기자의 공연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접목시킨
예술 공연 그리고 삶의 진솔한 에세이다. 서울대를 나와서 영국에 유학가서 문화정책 쪽으
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사회적으로 썩 괜찮은 방송국에 취직해서 좋아하는 문화 에술 공연
관계에 글쓰기까지 천착할 수 있으니 보통 행복한 게 아닌 기자의 아트-텔링이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본질은 사라진다, 나의 길을 나의 속도로 가겠다' 는 아포리즘은 첼리
스트 장한나가 한 말이란다.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을 소유하면 건축적 사고방식도 겸비하
는 모양이다. 이제는 에세이도 김수현 기자나 장한나같은 상큼하고 당찬 젊은 재원이들 쓴
글이 좋아진다. 그리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경쾌한 각오와 철학이 깃든 인생관도 돋보이니.

그런 김수현 기자가 다룬 예술가를 만나다 중에서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독자가 아는 분
은 없다. 다 낯선 인물들이다. 다만 늘 귀에 익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만 알아 차릴 뿐이
다, 그러나 이름이 멋있어서 친숙(?)했지 디테일은 모른다'다. 그 클럽은 라틴음악의 보고라
는 쿠바에 있었고 카스트로의 사회주의혁명 이전부터 유명 무지션들이 연주하던 곳이란다. 

쿠바 음악의 뿌리인, 아프로 쿠반 Afro-Cuban은 강렬한 아프리카 리듬과 정열적인 스페인
음악의 혼혈이다.  차차차 룸바 살사 맘보 등의 원형질이라는 아주 값진 정보를 알게 되어
해피한 독서가 됐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반듯한 저자와 좋은 책이 베푸는 시혜가 아닌가.

방송극작가 김수현은 별로 취향도 아니고 매력도 없다, 방송기자 김수현은 그 풍부한 예술
적 감각과 문화적 상식의 폭넓음에 심취할 수 있어 또 좋다. 글에도 디자인이 있고 조형성
이 있다고 본다면 김수현의 글은 작위적이고 현란함이 없어서 외려 예술을 이야기 하기에
적합한 미의식이 배가된다.

방송쟁이에게 최대 최고의 공포는 방송 펑크이며 연극쟁이에겐 관객수가 프로블렘 이듯이
독자에게는 논문성 지루한 책을 대할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 이 책 '커튼콜을 꿈꾼다' 에서
여러모로 재미본 독자인 나도 또 다른 방송기자 김수현의 새책을 커튼콜하는 꿈을 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