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

박재은 지음 / NangManBooks 刊

요즘은 여성 분들이 파리에 갔다와서 견문록 얘기를 하는 책이 범람 한다. 혁명과 예술
과 문화와 레지스탕스와 톨레랑스, 그리고 낭만도 범람하는 센강은 영원한 로망이던가.

저자는 요리사이며 푸드 스타일리스트라고 소개한다. 파리를 보는 제각각의 시각은 다
를지라도 현대에 사는 여성들의 파리 순례는 성지 순례이든 역사 탐방이든 난리들이다.
파리를 다녀 와야만 커리어 우먼의 행세를 하는 건지는 몰라도 어쨌든간에 서구의 파리
여행마져 성공한 여성의 결혼 조건의 필수 스펙이런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박재은의 파리 탐방은 확연히 남다르다  왜냐면 그녀에게는 직업의식이 간간히
배어나기에 일반적 여행의 파편적 감상문이 아니라는 데에 우선 안도하면 읽을 수 있다.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비쥬얼과 행간 행간에 껴맞춰 놓은 COLUMN 열 개가 곧 편지다.

이런저런 숱하게 많은 유럽 여행기의 와중에서 파리 여행도 유럽 여행기도 유니크 해야
경쾌하게 읽게 된다. 볼거리 풍부하고 자유가 흘러넘치지만 상제리제 몽마르트르를 제
대로 소개 안해 주면 다음에 파리를 찾아갈 예비 관광객에게 폐해를 끼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어느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는 책은 안전선에 들어간 파리의 사진 백서이다.

물론 파리의 미술관 박물관은 세계적이고 문화의 정수다. 그러나 관광객이 딱히 미술애
호가가 아니라면 나 어느 미술관을 다녀왔노라고 자랑하기 위해 필수 코스로 둘러보는
대신, 예쁜 뜰을 가진 미술관만 찾아다니는 일도 즐겁다는 저자의 문화의식에 공감하며
독자들도 대외의 예술과 인생관, 유럽사회 중에서 파리찌엔의 가치관에 익숙해 지겠다.

저자의 재기발랄함과 겹쳐서 책이 인쇄 빨을 받어서 다들 현란할 지경이다. 책 껍데기와
수준이상의 사진들과 디자인 부분은 선진 출판사가 틀림이 없지만, 식자공의 오류로 인
한 오자는 불미스런 부분이다. "나폴레온 3세의 제2재정을  축하하는 " 부분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다음 판본 인쇄시에는 당연히 교정되리라 믿는다

출판사 낭만북스는 정서를 중요시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선심성의껏 책을 만드는 풀판사
다. 기획력이 뛰어나고 제본 디자인의 정서도 빼어난 만큼 다음번 작품을 乞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