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이지영 옮김/ 열음사 刊

워낙 관심과 흥미가 많은 분야라 워밍업도 없이 바로 치고 들어갈 수 있었다. 최소한
의 역사학에 관한 지식이 축적된 사람에게는 더없는 비교대비 측면에서 읽을거리다. 

아놀드 토인비 박사의 말대로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기록이다 전쟁으로 인한 문화의
교류는 역사학의 펀더멘털이다. 승자의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기록은 그시대의 역
사이며 가치로 매김된다, 승자독식의 기록에 의해 역사의 오류와,미필적고의에 의한
일방통행식 기록은 필경 왜곡된 역사와 역사관을 낳게 마련이다. 

사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치고  E.H. Karr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시오노 나나미
의 "로마인이야기"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한 권 쯤  책꽂이에 꽂혀 있기
십상이며 역사관계 서적은 늘 가슴을 쿵꽝거리게 한다. 인류의 역사 발전과정을 보여
주는 학문은 인문학 최고의 아카데미다.  그런 맥락으로 "역사의 오류"도 호사가들의
책꽂이를 품위 있게 해 줄것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는 금언을 남겼고, 에드워드 카아는 역
사란 무엇인가' 며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질러 버렸다. 이 "역사의 오류" 저자인 베
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는 별로 고뇌한 흔적도 없이 50개 항목을 추려 경쾌하게
오류(?)를 되짚었다. 가령, 헝가리의 훈족기원설-유럽의 섬 항목에서, 아시아 초원에
서 온 유목민족이 서방 기독교세계에 정착하게 됐다는' 가설은 싱그럽기까지 하다.

"작은 키 넓은 어깨와 큰 머리  그리고 출신을 짐작케 하는 편평한 코와 까무잡한 피부
를 가지고 있었다, 훈족왕 아틸라는 몽골로이드 인종으로 추정된다" 는 지적에,  독자
의 일천한 역사지식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훈족이 곧 흉노족이고 마쟈르족은 곧  말갈
족이라는 독자로서의 학문적 유추까지 하게되니 이 또한,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이리라.

저자의 세계사의 의혹  혹은 거짓말 50개 중에 오리엔트와 중근동의 역사는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은 저자의 성장 환경이 기독교 문화이기에 있을 수 있는 서양인의 오류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절대다수 인구수와 경제규모에 비해 동양과 동양사에 관해
일체의 언급이 없는 건 우연인지는 몰라도 아쉽다. 아무쪼록 저자의 동양사에 대한 오
류지적도 기다려 본다  예리하게 연구를 많이하는 석학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양의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늘 즐겁기에.